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3-28 10:44 (목)

본문영역

딸 키우는 마음으로사과 기르는‘사과박사’ - 석문면 장고항리 최성태, 김금숙 부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쁜 딸을 기르듯 사과도 온갖 정성을 다 쏟을 때 비로서 사과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죠”.
 석문면 장고항리에서 은일농산을 10년째 경영하고 있는 최성태(41세)씨는 사과농사를 짓는 한해 한해가 딸을 낳아 길러 시집보내는 그것과 똑같은 기분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힘이 들지만 보람이 있고 또 사과를 판매할 때는 서운하고 아까운 마음이 앞선단다.
 어느 귀중한 것보다도 사과를 애지중지 키우는 최성태씨 부부는 사과의 미스코리아격인 줁93 전국농어민후계자 농산물 품평회에서 사과부문 대상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이 부부의 모범적인 억척일꾼 정신과 무엇이든 새로운 것이 있으면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욕심이 올해 8월 농협에서 주어지는 새농민상을 수상하게 했다.
 최성태씨는 요즘 상당히 바쁘다. 자신의 사과농사일과 함께 은일농산의 비법을 배우겠다고 외지에서 찾아오는 농민들에게 기술을 솔직히 가르쳐주랴, 여기저기서 요청해오는 인터뷰에 응하랴....
 사실 이같은 바쁜일정이 최씨는 반갑지 않다. 왜냐하면 농사에 신경써야 할 시간을 빼앗기다보니 눈에 보일 정도로 성큼성큼 자라는 풀포기와 사과나무들에게 신경을 그만큼 못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배우겠다는 사람들을 매정하게 끊지 못한다.
 최성태씨도 처음 사과일을 배울 때가 있었고 또 젓가락만한 묘목을 심어 5년이 넘게 아무 이득없는 투자를 할 때도 있었기에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남들에게 나누어주고자 하는 최씨의 마음은 과거 자신의 고생이 그만큼 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최성태씨는 합덕농고를 졸업하고 대기업 농장에서 기술연수생으로 있었다. 그때부터 단 하나의 욕심을 가졌다. ‘내농장을 갖는 것’.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최씨부부의 노력은 대단했고 비로서 그 꿈을 최고의 사과를 만드는 것으로 이룩해 놓았다.
 은일농산에서 전국최고의 사과가 나오는 것은 최성태씨의 노력과 더불어 연구하는 자세에서 비롯되어진 것이다. 처음 땅을 개간했던 88년부터 지금까지의 변화상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그때그때 사진으로 남겼으며, 농사를 지으면서 아쉬웠던 점, 어려운 점, 심지어 날씨와 윤달로 인한 음력의 변동사항까지 사과와 관련된 자료는 모두 한 곳에 모아놨다.
 그것만 있으면 누구라도 사과농사에 뛰어들 자신감이 생길정도로 최씨의 기록집은 세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학자가 논문을 쓰듯 정성을 다해 만들어가는 그의 기록집은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들에겐 교과서와 마찬가지다.
 최성태씨는 부자다. 연간 수입액 때문이 아니라 1만여평의 사과밭에 의젓하게 서있는 사과나무와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주렁주렁 달려있는 사과가 최성태씨 부부의 마음을 부유하게 하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익어가는 사과를 보면서 흐믓한 마음과 함께 곧 사과를 시집보내야 하는(사과판매를 최씨는 시집보낸다고 표현한다) 서운한 마음에 한번이라도 더 사과에 손길을 건네어본다.         
/류경숙 기자/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