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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핸드폰 사드리려구요” - 최연정 바이더웨이(경찰서앞) 아르바이트생(당진읍 계성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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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정(20세)

바이더웨이(경찰서앞) 아르바이트생


“아버지 핸드폰 사드리려구요”


들어서자마자 반기는 목소리. 아직 앳되게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올해 건양대학교 서양화과 1학년이 된 최연정(20)양. 목소리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앳돼 보이는 최양은 방학을 맞이해 집에 내려와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가 일하는 곳은 일교다리 근처의 24시간 편의점인 바이더 웨이 당진점. 이곳에서 그는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일한다. 수수한 옷차림 위에 바이더 웨이 로고가 새겨진 재킷을 입은 그는 손님이 문을 열 때마다 “어서 오세요”하며 반겼고, 손님들이 말을 걸 때마다 성실하게 그리고 때로는 애교 있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당진읍 계성리 경동빌라에서 부모님과 늦둥이 남동생 민섭(9)이와 같이 살고 있다. 원래 1남 2녀지만 둘째 지호(19)양은 공주사대부고에 다니기 때문에 지금은 멀리 떨어져 있다.

최양의 아버지는 현재 탑동초등학교 교감인 최병태 선생님. 어머니는 평범한 가정주부다.

“아마 당진읍에서 제 이름을 말하면 웬만한 어른들은 다 아실 걸요?”

지역에서 잘 알려진 아버지 때문인지 최양은 자신을 내세우는 것이 쑥스러운 듯 이야기했다.

바이더 웨이 당진점은 현재 최양을 포함해 아르바이트생 두명이 일하고 있다. 주간시간대는 최양이 맡고 그와 동갑내기인 남학생이 야간시간대를 맡고 있다.

“야간이요? 주간보다 두 배는 힘들어요. 그 애는 너무 힘들어하죠. 그래서 제가 될 수 있으면 도움이 되려고 야간근무자가 하는 일을 조금이라도 더 해놓고 가요. 예를 들면 물건정리나, 청소 같은 것들이에요.”

비록 앳돼 보였지만 생각하는 것만큼은 어른스러웠다.

그는 이 일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한다. 우선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고, 물건 등을 정리하면서 꼼꼼함과 세심함을 몸에 익히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며 대인관계를 배운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그것이 가장 힘든 것이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 중에서 취객들이 찾아올 경우가 가장 힘들다고. 막무가내로 들어와 택시를 불러달라고 하거나, 물건값이 비싸다고 트집을 잡거나 하는데 심지어 추근대기까지 한다. 취객의 특성상 그가 아무리 말로 설득하려고 해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손님이 한번 왔다 가면 진이 다 빠져버린다고 한다. 그런 일이 생길 때마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도 있으련만 그는 오히려 다시 다짐을 하고 일을 계속 한다고 한다.

아침에 출근해 일을 시작할 때 하는 마음속의 다짐 “힘내자, 끝까지. 파이팅”을 되뇌며.

“제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이유는 솔직히 말해서 아버지 핸드폰을 사 드리려구 시작한 거예요. 지난번에 아버지의 낡은 핸드폰을 보았는데 가슴이 찡하더라구요. 그래서 시작한 거예요.”

김기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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