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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이가 이렇게 건강해졌어요”
2년전 난치병 ‘소아암’ 진단
각계 도움으로 희망 되찾아

<송악 designtimesp=19090> 항암제 투약으로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채 애처롭게 카메라를 응시하던 여섯살박이 어린 소년, 2년전 난치병인 소아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이정환(8세, 송악면 봉교리) 어린이에겐 절망 뿐이었다. 외가집에 얹혀사는 어려운 형편에 수천만원의 수술비를 마련할 엄두도 못낸 채 잃어버린 두 다리를 찾겠다며 울부짖는 정환이를 속수무책 바라보아야 했던 엄마와 외할머니는 가슴 찢어지는 아픔을 삼켜야 했다. (본보 98년 7월 보도)
그런 정환이가 언제 그랬냐는 듯 놀라웁게 건강해진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키도 훌쩍 컸고, 단정하게 정도된 까만 머리칼, 가무잡잡한 얼굴이 건강한 여느 어린이와 다름없어 보였다.
정환이의 마지막 수술비용을 마련해주기 위해 4월30일 열린 축구대회에 정환이는 엄마와 외할머니와 함께 나들이겸 나온 터였다.
“여러분의 많은 사랑으로 우리 정환이가 이렇게 건강해졌어요.”
정환이의 엄마 김상윤씨는 연거푸 감사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정환이의 딱한 사정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각계로부터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던 것이다. KBS프로 ‘사랑의 리퀘스트’에 출연하면서 수술비 2천만원을 지원받게 됐고, 지역내에서도 정환이를 돕기 위한 자선행사와 후원금이 답지했다. 물론 친지들의 도움도 많았다.
정환이는 덕분에 지금까지 다섯차례의 수술과 두번의 골수이식을 받았고 현재 항암효과가 있는 세포를 증가시키는 인터루킨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치료가 끝나면 정환이는 마지막으로 발목수술에 들어간다. 현재 정환이는 보조기구에 의지해 걷고 있는데 내년 초쯤 수술을 마치면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암세포가 척추에 퍼져 걷지도 못하고 기어다녔던 정환이. 외할머니는 그때에 비하면 이제 다 나은거나 마찬가지라며 감격해 했다.
“소아암 진단을 받고 나선 우울증세까지 있었어요. TV에 장애인이 나오면 꺼버리라고 소릴 지르고 그렇게 좋아하던 선교원에도 낮엔 친구들이 본다며 가질 않았죠. 하늘을 쳐다보면서 저기가 사람이 죽으면 가는 하늘나라냐고 묻기도 하구요.”
암울하기만 했던 2년전 얘기를 엄마 김상윤씨는 이제 다 지나간 과거로 말할 수 있게 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단다. 비록 아직도 몇년이 걸릴지 모를 후속 치료가 남아있긴 하지만.
“우리 정환이 의지가 참 강해요. 치료를 받으면서 보조기를 착용하고 걸을 수 있게 되자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당진까지 걸어가겠다고 하지 뭐예요. 약용으로 먹는 민들레 뿌리가 굉장히 쓴데 어쩌다 제가 캐오지 못해 못먹이면 왜 안주느냐고 투정부리기도 하구요.”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찾자 더욱 의욕이 왕성해진 정환이를 김씨는 마냥 대견스럽게 바라본다.
정환이가 이렇게 새로운 삶을 찾게 된건 김씨의 강인한 모성도 빼놓을 수 없는 힘이었다. 김씨는 정환이가 앓기 시작할 무렵 집을 나가 소식이 없는 남편을 대신해 혼자 그 고통의 세월을 묵묵히 감내해 왔던 것.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희생과 오랜 투병생활을 용케도 견뎌온 정환이의 민들레 같은 생명력, 그리고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이웃들의 따스한 사랑이 어우러져 정환이는 비로소 새생명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연락처 : 356-9053

이명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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