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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4] 촌지가 없어져 할 몇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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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을 통해 소개된 촌지에 대한 글이 도마 위에 올랐었다. 교사가 아닌 일반인이 작성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은 매듭 지어졌으나 씁쓸한 감정은 이내 없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곳에서도 도시의 촌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던 터라 그 글을 쓴 사람이 비록 교사가 아니었다 해도 언젠가 한번쯤은 사회문제로 이슈화 되어질 것으로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이 땅 위의 모든 교사들이 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지금도 학생들을 위해 방과 후 늦은 시간까지 희생해가면서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교사들이 많이 있기에 이나마 우리 교육이 지탱되어가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촌지가 교직사회 극히 일부의 문제라 하더라도 반드시 없어져야 할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교직사회의 신뢰회복을 위해서이다.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촌지를 거절 못했을 때 그 아이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관심을 더 갖게 되어있고 또 그 아이 앞에서 당당해질 수 없다는데 교육적 문제점이 있다.
둘째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로서 도덕적 불감증이 자리잡을 수 있고 또 아이들이 이를 목격 했을 때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싹틀 수 있다.
이 부분이 제일 우려되는 사항인데 어떤 훌륭한 강의와 지도를 했다 하더라도 아이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교사에 대한 불신은 공교육을 흔들게 만드는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학교는 국·영·수 등 지식만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기에 촌지의 근절을 통해 도덕적으로 깨끗해지지 않으면 교육의 효과는 사라지고 만다. 인성교육을 표방하는 학교가 공교육의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음이다.
교사도 교사이기에 앞서 인간이다. 금품 앞에서 더없이 약해지는 것이 인간인지라 교사도 예외는 아니다. 그것을 거절한다는 것은 어쩌면 황금만능주의의 사회에서 무능한 인간으로 생각되어 질 수 있겠지만 그러나 어쩌랴! 금품 앞에서 자유롭지 못해 아이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과연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공교육의 문제해결이 어쩌면 촌지와 관련된 교사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자신의 일부를 잘라내는 아픔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skyhoch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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