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하는 운동은 없지만
가끔, 아미산을 오르는 것으로
운동을 다한다고 생각하는
우리는
아미산을 오를 때 마다
은빛 기둥을 가진 자작나무를
화폭에 담아 보고 싶었다.
등산로 따라 올라가면 보이는 곳 마다
그대로가 작품이다.
그릴 곳이 너무 많은 아미산,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아
그늘이 좋은 곳으로 터를 잡고,....
아미산 정상을 멀리 두고 은빛 반짝이는
자작나무를 강조하다보니
아미산 정상은 화폭 속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오늘은 김밥까지 준비하여
여유로운 점심을 즐기며
한가로운 오후, 아름다운 산속에서
저 아래 동네로 내려가고 싶은 생각은 사라지고
따뜻하고 아늑한,
엄마 품속 같은 느낌을 주는 아미산에서
우리의 마음도 함께 머물고 싶었다.
또 다시,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내내 내키지 않아
마냥 자리에서 일어 날 줄을 모르다가
해가 다불산 자락에 걸리자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장애경·이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