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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51] 제60주년 식목일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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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60주년 식목일이다. 올해는 공휴일이 아니어서인지 느끼는 감이 작년과 확실히 다르다. 그러나 46년부터 시작된 식목일을 통해 전쟁으로 황폐해진 민둥산들이 푸르게 가꾸어진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많은 산들이 푸르러져 그 숲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맑은 공기를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일상에 찌든 많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풀게 해주는 쉼터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고 있다. 그러나 식목일 전후로 발생했던 많은 산불은 심는 것 못지않게 가꾸고 보호하는 노력도 중요함을 일깨워주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일순간에 수 십 년 동안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또한 해당지역 주민들에게는 인명과 가옥의 파괴와 같은 엄청난 피해를 주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연휴를 맞아 낙산사를 찾았었다. 홍련 암이 위치한 곳 위에서 바라본 동해 바다 사이의 나무들은 예외 없이 검게 타버렸고, 당시 6개월이 지난 뒤였음에도 화마로 인한 매캐한 냄새는 이따금씩 부는 바람을 타고 코를 자극해왔었다. 또한 주위 사방이 모두 검게 그을린 나무들 때문에 하늘조차 검게 보일 정도였다.
지난해 4월 5일 식목일을 맞아 일어났던 산불이 수 백 년 된 아름 드리 나무들은 물론 사찰의 종까지 녹아내리게 만들 정도로 산불의 위력은 대단했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사람들의 사소한 부주의가 원인이 아니었을까?
마침 오늘은 고성 산불이 있은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TV를 통해 화재를 당했던 고성의 현재 모습을 보았다. 인위적으로 나무를 심지 않고 화재당시 상황 그대로 방치해 놓은 상태에서도 새롭게 자란 나무들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거대한 화마 속에서 대부분의 나무들은 죽었지만 그 불탄 나무줄기 밑둥에서는 새로운 가지들이 돋아나 푸르름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그 불모지 속에서 새로운 수종들이 자라나고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각종 동물들과 새들의 흔적을 보면서 자연의 놀라운 생명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이는 인간들에게 어떤 역경 속에서도 항상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자연은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는 것이다.
마치 자애로운 우리의 어머니처럼!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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