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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54] 부모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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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행사가 많은 달이다. 노동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중순까지 이어져 있고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소풍과 체육대회, 축제 등을 계획하고 있다. 그 많은 행사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날 하루를 꼽는 다면 당연히 어버이날이 아닐까 한다. 나를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해준 부모님에 대한 감사는 너무나 당연하다. 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나의 출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서울 마포구 아현동 고개를 넘으면 염리동이라고 하는 동네가 있는데 55년 당시에는 그곳에 마구간들이 많이 있었나 보다. 그 마구간에 6가정이 살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나를 낳았다는 말씀을 들었다. “오죽 어려웠으면, 그리 하셨을까! 어머니 고생이 크셨을게다”하는 생각만 들었지 부끄럽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그 사실을 감수성이 예민한 중·고등학교 시절에 알려주시지 않은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어렸을 적 기억하는 아버지는 중증 결핵으로 콜록콜록 숨이 넘어가시도록 기침을 하시곤 하셨고 어떤 때는 각혈까지 하셨다. 아버지 형제들 모두는 아버지가 결핵으로 일찍 돌아가 실 줄 알았다. 그러나 어머님께서는 아버지를 위해 온갖 정성을 다해 병에 좋다는 약재와 음식들을 챙기면서 아버지의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다. 한편 초등학교 학생이었던 나는 한달에 한번씩 보건소에 가서 파스와 나이드라지드와 같은 결핵약을 타오곤 했었다. 세월이 흘러 생업을 위해 이일 저일 하시면서 부모님께서 나에게 귀가 따갑도록 들려주신 말씀은 “내가 너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대학까지 나올 수 있도록 해 주겠다” 는 말씀이셨다. 덕분에 나는 대학을 나올 수 있었고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아버님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너무 감사하다. 결혼 후 사글세로 시작한 보금자리가 이제는 제법 그럴듯한 아파트로 옮겨오면서 나는 더없이 행복감을 느끼면서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함께 떠올린다. 자녀들에게도 꼭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가 너희들에게 물려줄 것은 없다. 다만 대학까지는 부모의 의무라고 생각하여 보내주마. 그러나 그것이 전부이다. 그 이후의 진로에 대한 책임은 너희들의 몫이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부모를 의존하게 된다면 나이 먹은 아이와 같다 할 것이다.” 우리의 학생들도 가까운 장래에 스스로의 자립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이 부모님들에 대한 진정한 효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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