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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55] 돈키호테 같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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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는 돈키호테같은 생각을 하곤 한다. 현실과 거리가 먼 이상적인 생각들이다.
이를테면 “한 10년 뒤에는 나의 손자·손녀가 초등학교에 다니게 될 것이고 영어교육도 물론 받게될 것이다. 그런뒤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외국인과도 의사소통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와 같은 생각들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현재의 영어교육 시스템속에서는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이유가 학교교육에 있고 그 중심에는 수능의 외국어영역 시험문항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50문항중 17개의 문항만 듣기·말하기로 이루어져있고 이마저도 외국인들과의 의사소통에 그리 크게 도움이 되지 않기때문이다.
어느 유명 여가수의 노랫말처럼 ‘바꿔! 다 바꿔!“ 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즉 수능 영어에 있어 듣기·말하기와 독해의 비율을 7:3이나 8:2정도로 확 바꾸어놓으면 일선학교는 듣기·말하기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 일선학교의 영어담당 교사들 중 회화가 가능하지 못한 교사들의 경우 비상이 걸릴 것이다. 그렇기에 이와 같은 대폭적인 변화에 대해 교육부에서는 5년 혹은 10년을 앞두고 사전에 수능출제의 변화에 대한 예고를 한 이후, 교사들로 하여금 영어로의 수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스스로 연수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 물론 2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영어교사가 이런 시간속에서도 회화를 충분히 가르칠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어쨌든 현재의 영어수업에 엄청난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독해와 문법위주에서 듣고 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영어수업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나 역시 영어회화에 자신이 없고 또 자유롭게 외국인들과의 의사소통도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래도 영어의 교육은 바로 가야 한다. 그렇기에 이제라도 바뀌어야 한다.
큰 틀의 변화없이 단기간의 해외 연수나 몇십시간의 회화연수와 학교에 원어민 교사 한두명씩 배치를 통해서 아이들의 입을 열게 할 수는 없다. 일상에서의 수업이 영어로 가능해야 아이들의 귀와 입이 영어에 길들여질 수 있기때문이다. 교육부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 skyhoch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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