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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9.11 00:00
  • 호수 629

지저귀는 새소리와 허브향이 어울린 곳 허브하우스 조류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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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면 가곡리 김종열 최순남 부부의 새사랑·허브사랑

▲ 송악면 가곡리 「허브하우스 조류농장」의 김종열, 최순남 부부. 허브향과 새소리들이 어우러진 이곳을 작은 명소로 만들고 싶다.

 석문간척지 송산지구 방면으로 새로 난 길들을 따라 가다 보면 어느새 송산면 가곡리에 닿는다. 간척지에는 따가운 가을햇살을 받는 벼들이 등터지게 여물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올가을 당진쌀의 미질은 어느 해보다도 좋을 거라고 동행한 류영환씨가 말한다. 류씨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축산과 환경을 담당하고 있는 팀장인데 오늘 어떤 특별한 농가를 소개해 주기위해 안내자를 자청해 함께 나섰다. 
  가곡리로 접어들어 얼마 안가니 “허브조류농장”이 있다. 농장 초입에 서면 하우스 안에 싱싱한 허브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조잘조잘 새소리도 들린다. 안으로 들어가면 로즈마리와 레몬버벤다, 스테비아를 비롯한 허브들과 새소리가 어울려 잠시 작은 낙원에 온 듯하다. 아늑하게 트인 하우스 안에는 가운데 옹기종기 허브화분들이 놓여있고 가장자리 마다에는 큰 새장들 안에 가지가지 어여쁜 새들이 지저귀며 노닐고 있다.
 이곳은 농장의 도입부인 곳이다. 이 농장 저 안쪽에는 과연 무엇들이 있을까? 궁금증을 만들기도 하고 그 답을 짐작하게도 해준다. 도입부에서 느끼는 대로 그곳을 지나 하우스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확 트인 하늘아래 넓은 바깥이 도로 나온다. 넓다고는 하지만 이것저것 알뜰하고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서 오밀조밀하다고 해야 더 맞다.
 알뜰하게 들어서 있다고 하는 이유는 좀 범상치 않은 것들이 꽤 많이 여기저기 있기 때문이다. 금계와 은계를 비롯한 꿩류의 새들이 한쪽 작은 하우스를 차지하고 있고 길 양쪽에 허브와 야생화들이 오종종하게 심어진 오솔길을 따라가면 또 거기에도 조류농장이 있다. 여러 가지 종류의 꿩과 닭이 있는데 그중 몸통에 얼룩덜룩 무늬를 하고 머리카락이 마치 히피족처럼 염색해 산발한 듯한 모습의 ‘히피계’도 있다. 그리고 맞은 편 쪽에는 로즈마리를 주로 키우는 허브하우스가 조류농장과 또다른 한 세계를 이루고 있다.
 이 농장에서 허브와 새들을 사랑하며 사는 사람은 바로 김종열(60) 최순남(55)씨 부부. 농장에서 이들이 키우는 새와 조류는 모두 15종에 400마리 가량 된다. 토종닭에서 공작새, 금꿩, 떠돌이 히피닭에 이르는 조류들. ‘레드’라는 이름을 가진 빨간 깃털의 매력적인 새와 목도리에 새파란 줄을 둘러 ‘목도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하늘색 몸통의 새 목도리, 샛노란 깃털이 유혹적인 새 ‘옐로우’ 등 보기에도 화려한 색과 자태를 하고있는 새들이 이 조류농장의 가족들이다. 또하나의 가족, 허브농장에서는 2만4천본의 허브가 자라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한 5~6년전 부부는 전국을 고르고 골라 이곳 송산면 가곡리에 정착하게 되었다. 전부터 꽃과 식물 키우는 일을 해오던 터여서 숫제 바다 가까운 어느 곳에 정착해 허브농장을 만들어보자는 게 꿈이었다. 마침 이곳에는 부부가 원해온 토질에다 소나무들까지 아름드리 드리워져 그들에게 딱 맞는 조전이 갖추어져 있었다. 그렇게 처음에는 허브를 키워 당진에도 내다팔고 다시 키우고 그랬었다. 그러던 것이 인천 등지에 판로가 생기면서 도매를 전문으로 재배 위주로 하게 되었다. 허브만 해도 매년 바쁘게 키워내야 일년간 수요를 채워낼 수 있을 만큼 바쁘긴 하다.
 그런데 농장을 운영하다보니 오가는 사람들 입소문으로 여기저기 여행을 하는 사람들과 주말가족단위로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생겼다. 하지만 아이들은 도통 허브에 관심없어해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친 김에 부부는 농업기술센터에 물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얻은 아이디어가 조류와 허브를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농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센터는 센터대로 김씨부부를 지원해 주었을 때 실패하지 않고 열심히 해내리라는 신뢰와 당진의 이름을 알리는 데도 일익을 하리라는 기대가 있어 2년전 이 농장을 지원하기로 했고 올해는 센터 시범사업장으로 선정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해서 2년전 허브조류농장이 시작되었다. 건강을 생각하는 어른은 어른대로,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각자 만족을 누리는 퓨전농장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뭐니뭐니해도 고객의 발길을 끈 것은 김종열 최순남 부부의 가족같은 다정다감함과 미소였다. 이것은 센터에서도 공인하는 바다. 아무리 바쁜 중에 손님이 찾아와도 꼭 차 한잔 대접하고 자기집처럼 편안히 들렀다 갈 수 있도록 배려를 다했다.
 작년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관리하게 되면서부터 찾아오는 사람들도 부쩍 더 늘었다. 아직은 부대시설이나 편의시설이 없는데도 어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을 데라고 와서 얼마 넓지않은 마당에서 도시락을 먹고 가기도 했다. 1천평에 이르는 농장이지만 요것조것 들어서있고 나무나 식물을 함부로 베어낼 수 없어서 너른 마당 하나 펼칠 수 없는 농장. 그래서 부부는 요즘 커다란 새장 하나를 헐어내고 마당을 너르게 만들어볼 생각이다. 날아가지 않는 새들도 풀어놓고 아이들이 함께 놀다갈 수 있는 ‘새와 함께노는 마당’. 그것을 만들 생각인 것이다. 새와 함께 기념촬영도 할 수 있게 하고 사진찍은 가족들에게 메일발송 서비스도 해주면서.
 농장을 한바퀴 둘러보고 허브로 만든 시원한 차도 한 잔 마신 후 다시 이 농장의 도입부로 나왔다. 허브향과 새소리가 알맞게 섞인 이곳은 역시 편하고 좋다. 순박하고 부지런해 보이는 김종열 최순남 부부의 꾸밈없는 모습이 새와 허브를 아무리 많이 맡겨놓아도 정성껏 잘 사랑해 줄 것 같다.              
* 허브하우스 조류농장 홈페이지
: www. herb-house.com/map/jpg

글 김태숙 사진 원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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