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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6.10.23 00:00
  • 호수 634

‘해나루쌀’ 인지도 낮아…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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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브랜드 전국 1900여개 난립, 밥맛 큰 차이 없어

각 지역 출혈경쟁해도 소비자 브랜드 인지 ‘극소수’

당진군 고품질 통합브랜드 쌀인 ‘해나루’의 인지도 상승을 위해 올해 2회 째 전국 쌀 음식 축제를 개최하는 등 홍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전국적으로 1900여개의 쌀 브랜드가 쏟아지고 있는 데다 소비자 인지도도 낮아 지역차원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농림부는 지난 17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주관으로 실시한 2006년도 시중유통 브랜드쌀 평가결과 우수브랜드 12개를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최우수 브랜드로 선정된 쌀은 전남의 ‘한눈에 반한 쌀’로 1100점 만점에 962.6점을 얻었다.
우수 브랜드는 상주풍년일품쌀골드(경북), 김포금쌀(경기) 등 5개이고 장려 브랜드는 의성황토쌀(경북), 안성마춤쌀Head Rice(경기) 등 6개이다.
이 중 2회 이상 우수브랜드로 선정된 쌀은 한눈에 반한쌀(전남), 김포금쌀(경기), 왕건이탐낸쌀골드(전남) 등 8개로 품질관리가 지속적으로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주관으로 2003년부터 매년 시중유통 브랜드 쌀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고 있으나 불행히도 당진의 해나루쌀은 한번도 선정되지 못했다.
이재림 농업기술센터 지도사는 “밥맛은 개인의 취향이나 보관방법, 유통과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품질이나 맛보다는 브랜드 차이가 더 크다”고 말했다.
당진군과 농협은 올해 해나루쌀 홍보를 위해 전국쌀음식축제 8억원(도비 2억원, 군비 2억원, 농협 1억원, 부대경비 3억원)과 TV홍보비 5억원 등 막대한 예산을 사용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우수 브랜드로 선정됐다고 해도 워낙 많은 쌀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식품연구원이 지난 2004년 국산 7개 브랜드 쌀로 똑같은 조건에서 밥을 지어 소비자 309명에게 브랜드를 알려주지 않고 밥맛을 평가한 결과, 평점(최저 1점∼최고 9점) 차이는 최대 0.6으로 매우 작았다. 밥맛 차이가 소비자가 인지할 정도로 크지 않다는 뜻이다.
분석결과 소비자들은 조리방식(91점), 품종(80점), 생산지(79점) 등이 밥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재배방식(75점)이나 가공방식(77점)은 점수가 낮았다.
또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004년 발표한 ‘쌀의 품질과 가격에 대한 소비자 평가 분석’에 따르면 467가구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 인지도에서 ‘임금님표 이천쌀’이 76.4%, 철원오대쌀이 59.7%, 대왕님표 여주쌀이 50.1%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눈에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선정한 우수 브랜드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소비자 인지도는 실제품질과 큰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조사를 맡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이계임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소비자에게 인지되지 않는 브랜드는 구매로 이어지지 않으며 구매시점에서 소비자에게 떠올려지는 브랜드만이 실질적으로 구매된다”며 “소비자 인지도가 70%를 넘지 않는 브랜드가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인지도 관련 이론에 따르면 구매시점에서 소비자가 우선적으로 떠올리는 브랜드 안에 들어야 실질적인 구매가 일어나며 일반적으로는 브랜드 수가 3개를 넘지 않는다.
결국 전국의 1900여개 브랜드가 자치단체와 해당지역 농협의 막대한 지원을 받으며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 효과를 보는 브랜드는 손에 꼽을 정도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민단체의 고심도 크다.
한성문 당진군농민회장은 “각 시·도, 시·군마다 몇 백개의 브랜드를 내놓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브랜드 난립과 관련해 농림부는 2010년까지 시·군단위 대표브랜드 100개를 육성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추진방식은 시장·군수 주도로 브랜드를 개발하고 계약재배 내실화를 위해 마을 단위 50ha 수준으로 농가를 조직화해 쌀 품질별로 구분·관리해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는 대신 개별브랜드는 단계적으로 통합하는 내용이다.
김종화 농협중앙회 당진군지부장은 “전국 수천여개의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품종선정, 가공, 관리까지 철저히 하고 있음에도 해나루쌀이 우수브랜드에 선정되지 못했다”며 “품질의 차이는 거의 없는 상태에서 브랜드 인지도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농협이나 당진군 모두 대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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