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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기-시민운동단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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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단체에 대한 유감



장덕기 ·발행인·



1999년 새해 벽두부터 나라가 시끄럽다. 시작이 좋아야 끝도 좋다는데 앞날이 걱정스럽다. 어느 정치학 교수는 우리 국민은 지지리 복도 없다고 한탄한다.

한나라당의 국회 529호실 강제진입으로 야기된 여야 대립은 여당의 3일 연속 날치기 법안통과로 극점에 달한 느낌이다. 언론, 특히 TV가 안기부의 문제점은 크게 다루지 않고 한나라당의 불법을 집중보도하자 여당은 자신감을 갖고 무리하게 야당을 밀어부치는 것 같다.

안기부는 한술 더 떠 이참에 사실상 정치사찰도 가능하게 안기부법을 고치자고 주장한다. 세상이 거꾸로 가는가. 국민이 원하고 동의하는 바람직한 안기부상은 대공업무와 해외정보수집에 진력하는 모습인데 왠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사람이 변소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데 사실인 모양이다. 정권을 잡고 보니 그게 아닌가. 국민의 정부는 출범 초에 경제발전과 민주발전을 병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과거 민주화운동에 열정을 바치던 인사들을 포함하여 경실련이나 참여연대 등 시민운동단체에서 많은 훌륭한 인물들이 활동하고 있다. 과거 성향은 어쨌든 여러 시민단체들이 김대통령과 국민의 정부에 우호적인 입장이다. 그래서 현 정부의 개혁정책에 많은 힘을 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국회의원들이 할 일을 않고 정쟁을 일삼자 직무유기로 고발하고 재벌이 비리를 저지르면 조사하여 법원에 재소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시민운동단체가 예전에 비해 할 일이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도 할 일이 많다. 국회 529호실 난입사건으로 야기된 여야의 극한대립에 대처하는 시민단체의 모습에는 어쩐지 석연치 않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안기부의 활동이 정치사찰이냐, 아니냐이지 한나라당이 물리적인 힘으로 국회 사무실을 부순 것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그렇다면 시민단체는 이번 사건에 대처하는 언론이나 검찰의 접근방식까지 문제 삼아야 한다. 또 지난날 두려웠던 안기부의 망령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 사실 여부를 따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과 국민의 정부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잘잘못을 가리는 일이 결코 연관되어서는 안된다. 과거 김대통령이 민주화 투쟁의 화신이었지만 현 정부가 김대통령 홀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 김대통령 추종자에게도 많은 문제가 있고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많은 인사들이 현 정부에 잽싸게 빌붙었으며 그들의 행동양식이 국민이 바라는 수준으로 변한 것도 아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운동단체가 이번 사건을 놓고 여야를 향해서 공동조사단을 구성하자고 제의하는 것은 되지 않을 뻔한 것을 생색이나 내보자는 소극적 자세다. 오히려 독자적으로 진상파악에 주력해야 한다. 시민운동단체는 어떤 상황에서도 바른길로 가야 한다. 정치인과 정치적 상황에 민감하면 존재가치는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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