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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12.04 00:00
  • 호수 639

[인터뷰] 생명평화탁발순례단 단장 도법스님 - “삶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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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명의 위기는 사람들의 잘못된 가치관에서 비롯

세계관을 바꿀 수 있다면 평화롭게 행복한 삶 가능

“삶이나 역사에서 비관이냐, 낙관이냐 보다는 진실이 무엇이냐가 더 중요합니다”
지나치게 비관론적인 세계관이 아니냐는 기자의 우문에 대한 도법스님의 현답이었다.
지난달 30일 ‘당진시대’를 방문한 도법스님은 세계와 현대문명이라는 주제를 생명평화의 논리로 풀어나갔다.
도법스님은 지난 2000년 9월 당진환경운동연합 초청강연회에 참석해 환경문제와 기본적 세계관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를 역설한 바 있다. 당시 도법스님은 “냉전이 끝났다고 하지만 세계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냉전체제’로 변하고 있으며 이는 불신과 대립의 이원론적·이분법적 세계관이 근원적 문제”라고 지적했었다.
서구 근대철학의 기본개념인 ‘주체와 대상’이 현실에 그대로 적용되면서 사람(주체)의 대상(자연, 환경)에 대한 무자비한 약탈이 진행됐고 이는 곧 현대문명의 위기로 이어졌다는 것.
그렇다면 파국으로 치닫는 현대문명이라는 폭주기관차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역사나 사회가 파국으로 치닫는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결국 문제는 사람입니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 세계관이 문제입니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세계관과 가치의식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현대문명이 살상과 파괴로 점철될 수밖에 없었으며 많은 모순과 혼란이 확대재생산됐다는 것. 세계관을 바꿀 수만 있다면 사람들이 서로의 개성과 가치를 인정하면서 함께 하는 삶이 가능하며 평화롭고 행복한 삶 또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사람의 욕망에 기반한 체제이자 세계관인 자본주의에서 욕망을 제어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욕망을 제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비관적인 생각입니다. 왜 이기적 욕망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는지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원인은 존재의 정체성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도법스님은 존재의 정체성을 깨닫고 욕망을 제어했던 삶을 인류의 스승들에서 찾았다.
예수와 석가, 장자, 노자, 가깝게는 마하트마 간디, 마더 테라사 수녀 등이 그들이다. 이들도 똑같은 사람인데 우리라고 못할게 없다는 것.
근대이전의 역사는 종교가 주도했다면 현대문명은 과학기술이 주도하고 있다. 도법스님은 인간이 종교를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으로 해석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인들도 과학을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과학의 시대에 매우 비과학적으로 사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잘못된 세상을 바꾸기 위한 운동과 저항에 대한 입장도 분명했다.
“진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저항과 투쟁은 없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어떠한 세계관과 철학을 갖고 있는가, 어떤 기술과 방법으로 싸우는가 입니다”
도법스님은 흔히 혁명의 영웅으로 불리는 ‘체 게바라’를 사심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훌륭한 인물이라고 평가했지만 진정한 20세기 최고의 저항가·혁명가로는 ‘간디’를 꼽았다. 사심없이 자신을 던져 싸웠다는 측면에서는 같지만 간디에게는 증오와 분노의 대상이 없었다는 것. 분노와 증오는 또 다른 분노와 증오를 낳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언론에 대해서도 충고를 잊지 않았다.
“언론인들이 자신의 세계관과 철학에 대해 과연 얼마나 깊은 성찰을 해봤는가, 또한 얼마나 정직하고 공평했는가 반문해봐야 합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모순이나 오류에 대해 정직한가, 잣대가 공평한가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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