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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세월이 빨라지는 것 같다. 어렸을 적엔 한살이라도 더 먹었다고 거짓말도 했건만 이젠 나이 먹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럽다.
그러나 어려운 경제 속에서도 직장생활 잘하고 있고 가족들 모두 건강한 것, 아이들이 절제 있게 잘 생활해 주는 것 모두가 감사할 뿐이다. 어제는 서울에 있던 아들이 밤 10시가 넘어 집에 왔다. 어젠 아들 녀석이 봉사활동 체험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박 2일로 용인에 있는 에버랜드로 7명의 장애우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신세계 백화점 구단의 여자 농구선수단 및 코칭 스탭들이 함께 했다고 했다.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얼굴과 손을 제외하곤 온몸에 화상을 입은 여자아이와 눈이 몰려 있어 성격장애까지 겸하고 있는 아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했다. 그러면서 그 부모들이 너무나 낙천적이고 아이들이 떼를 쓰고 해도 웃으면서 대해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단다.
처음에는 참여의사를 묻는 전화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할까 망설였다고 한다. 자신이 과연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사파리를 함께 관람하고, 함께 놀아주면서 좋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보낸 시간들이 가슴 따뜻했던 경험으로 남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 팔월에 제대한 부대의 한국인 후임병과 코알라라는 미군동료가 스키장에 가자고 연락이 와서 함께 가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군대생활도 제대로 했구나, 전역을 하면 그런 만남이 쉽지 않을 터인데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 순간 아버지께서 생전에 내게 들려준 말씀이 생각났다. “목이 말라 시원하게 목을 적시게 해준 우물가에다 내가 다시는 이곳의 물을 먹게 되지는 않을 테지 하면서 침을 뱉지는 말아라” 사람의 일은 알 수가 없다. 사람관계도 마찬가지다. 저 사람이 내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 하면서 업신여기지 말 것은 설혹 만나지 않게 되더라도 겸손하게 대하면 자신이 뿌듯해짐이요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 또한 자신을 좋지 않게 볼 이유가 없을 까닭이라고 생각한다. 올 한해 아이들 가르친다고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한 것 같으나 돌이켜 보면 또 부족했던 점이 드러난다. 더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남는데 이제 내년 한해 3학년이 되는 아이들에게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각오를 다져본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skyhoch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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