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호천의 교사일기86] 소중한 만남이 되기 위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는 고교 재학시절 미션스쿨을 다녔었던 관계로 좋든 싫든 매주 화요일 수업 전 한 시간은 학교 근처의 교회에서 전교생들이 모여 함께 예배를 드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이 나로서는 무척 중요한 시간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왜냐하면 수업시간에서 느낄 수 없었던 차분한 마음가짐과 자신을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을 뿐 만 아니라 성경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교목으로 근무하셨던 김 목사님이 어버이날을 맞아 설교대신에 젊은 시절 잘못된 길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하던 아들의 좋은 모습을 끝내 보시지 못하고 돌아가신 당신 어머님을 생각하면서 쓰신 ‘어머님께 드리는 글’을 눈물과 절규로 낭독하시던 그 모습을 보면서 모두들 눈시울을 적셨던 기억이 아직도 가슴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늘 하얀 한복 두루마기를 입으셨던 그 분은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나의 아들들’ 하시면서 일일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고 모든 학생들을 꼭 같이 따뜻하게 대해주셨다. 그분을 자상한 할아버지처럼 존경하며 따랐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과 교사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는 것이 아이들 교육에 효과적 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게 관심과 애정을 갖고 대해주는 교사가 있다면 그가 가르치는 과목에 대해 열심히 노력하게 되지만 반대의 상황이라면 잘하던 과목도 게을리하게 되고 그것이 결국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것임을 뻔히 알면서잘못된 길을 계속가게 되는 것이다.
어린 시절 중병을 앓은 후 들을 수도, 볼 수도, 말 한마디 할 수 없었던 핼런켈러가 앤 설리반이라는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을 돌며 맹·농아자들을 위한 복지 및 교육 사업에 위대한 업적을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만남이 누구에게나 긍정적이고 우호적이지 못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잘못된 만남도 있다. 교사가 학생들의 눈에 정성이 없고 실력이 없고 의욕조차 없어 보이면 그건 분명 아이들에겐 잘못된 만남으로 인식될 것이다. 모쪼록 내게 맡겨진 아이들로부터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는 생각을 갖도록 실력을 갖추는 일 외에 인격적으로 성숙한 교사의 모습을 갖추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skyhochun@hanmail.net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