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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1.08 00:00
  • 호수 644

지역아동센터 당진1호 ‘채운선재공부방’ 문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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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후 2시부터 숙제와 일기쓰기 지도해 줘

▲ 당진에서 처음 문을 연 지역아동센터 <채운선재공부방>에서 방학을 맞은 아동들이 ‘정토문화원’이 운영하는 종이접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또하나의 서비스, 과학ㆍ미술ㆍ천자문 문화체험도 자유

제1호 지역아동센터 채운선재공부방
 당진에 제1호 지역아동센터(시설장 정연우)가 문을 열었다. 당진읍 채운리에 위치한 <채운 선재 공부방>. 이 공부방은 ‘연꽃축제’로도 유명한 아미산 정토사의 선오스님이 운영을 맡아 ‘정토문화원’이 자리잡은 채운리 백암세차장 맞은편에 문을 열었다. 선재공부방은 지역 아동들의 생존권과 복지권, 문화권, 발달권, 학습권, 참여권을 지키고 아이들이 미래의 주역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 복지, 교육, 문화 등 통합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2006년 11월 당진군으로부터 당진의 첫 번째 지역아동센터로 인가를 받았다. 선재(善財)라는 명칭은 화엄경에 나오는 젊은 구도자의 이름인데 인격화한 어린이, 동등하고 존엄한 존재로서의 어린이를 일컫는 말이다.

지역사회가 아이를 돌보는 장치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 아동을 보호ㆍ교육하고, 건전한 놀이와 오락을 제공하는 한편 보호자와 지역사회를 연계하여 아동의 건전한 육성을 돕는 등 종합적인 아동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동대상의 복지시설. 우리나라에는 현재 2004년에 개정된 아동복지법 제16조 제11항에 근거를 두고 전국에 걸쳐 약 1천개소가 설립ㆍ운영되고 있다. 이 시설은 경제적 빈곤뿐만 아니라 부모의 맞벌이, 심리적ㆍ정서적 빈곤 등으로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가정과 분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사회가 가정의 기능을 지지하고 보충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방임된 아이들 돌보던 동네공부방
 지역아동센터의 전신 혹은 유래는 ‘공부방’이라 할 수 있다. 산업화가 한창이던 1960년대와 70년대에 이어 1997년에 불어닥친 IMF 경제위기 때 실직과 빈곤층 증가, 가정해체 등으로 많은 아이들이 방임상태에 놓이게 되었고 이 아이들을 주민운동가그룹이나 풀뿌리 자원봉사활동가, 작은교회공동체 등이 탁아소나 공부방이라는 이름으로 보호하였다. 그러나 더 이상 개인과 특정 단체의 헌신성에 기대어 아동들을 보호하기 보다는 이를 사회적으로 함께 책임지고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공부방의 기능과 명칭을 ‘지역아동센터’로 변경하고 법제화하려는 노력들이 전개되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2004년 1월 19일에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법정 아동복지시설의 하나로 지역아동센터가 지정된 것이었다. 인근 서산만 해도 11개소가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으나 당진군에서는 이 채운선재공부방이 처음이다.

숙제ㆍ일기쓰기 지도에 문화체험까지
 채운선재공부방은 정해년(丁亥年)이 시작된 지난 1월 2일 첫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일기쓰기와 숙제, 독서지도를 해주는데 현재 열명 안쪽의 아이들이 공부방을 찾아 숙제도 하고 일기검사도 받으며 일상활동을 하고 있다. 채운선재공부방의 특징은 뭐니뭐니 해도 정토문화원이 열고있는 아동문화프로그램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프로그램은 오후 서너시부터 시작되는데 월요일에는 놀이과학과 농악, 화요일에는 어린이영어와 미술, 수요일에는 종이접기, 목요일에는 천자문, 금요일에는 건강우리춤을 배울 수 있어서 지역아동센터에 오는 아이들에게는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정토문화원은 지역아동센터가 문을 열기 전인 지난해 9월부터 아동대상의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는데 프로그램과 강사진이 좋아서 자식교육에 욕심많은 엄마들 사이에 쏠쏠하게 입소문이 돌고 있는 터.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 주려면 재정부담 커
 하지만 비영리 민간시설인 아동센터는 앞으로 1년간 개인적인 후원 말고는 어떠한 공식적인 지원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기본 운영비에다 좋은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데 따른 재정적 어려움을 고스란히 감당할 수밖에 없다. 아직 이렇다 할 역사도 없는 터에 쉽게 후원을 받을 수도 없는 일. 그래서 정연우 시설장은 개인후원자들을 찾아다니느라 매일 발품을 팔아야할 정도라고 이 공부방 허정운(27) 총무가 말한다. 후원자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를 모으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아이들을 하나씩 챙겨주고 시설도 돌보고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이것저것 서류정리까지 하다보면 일이 끝이 없기 때문. 그래도 요즘은 지역신문 광고를 보고 도와주고 싶다고 연락해 오는 분들이 있어 고맙고 뿌듯하다. 앞으로 갈 길은 멀지만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하고, 표정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걸 보면서 공부방 허총무는 하루 일 힘든 걸 잊는다.
 이 겨울 채운선재공부방은 아동복지시설의 황무지인 당진에 소복소복 밤눈 쌓이듯 또 하나의 역사를 쌓아가고 있다. 
채운선재공부방 T.354-1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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