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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88] 영어, 꾸준한 노력 전제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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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방학을 앞두고 방학 중 보충학습희망자를 파악했다. 평소에 성실하고 학업에도 열심히 하는 학생으로부터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이유를 물었다. 일학년에 입학해서 일 년 동안 열심히 영어를 해왔는데 효과가 없어 포기했다면서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말을 듣고는 한동안 할 말을 잊고 있다 잠시후 ‘그럼 어떤 과목을 공부하려고 하니’하고 물으니 수능 과목 중 수학과 과학 두 과목에서만 2등급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답이었다.
그렇게 된 것이 일차적으로 일 년 동안 지도한 내게 있음을 부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기초가 전혀 없는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2년 동안 어휘에 대한 매일테스트를 통해 어휘라는 영어의 재료들은 어느 정도 바구니에 담았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그 어휘가 문장 속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가에 대한 공부를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될 터인데 벌써부터 항복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다른 과목교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대학에 들어가서 남는 것은 오직 영어 뿐이다 라고 이야기를 한다. 대학공부와 취업 뿐 아니라 승진 및 연수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특전은 영어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일, 이년에 터득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다. 하루에 밥 세끼씩 챙기다 보면 일 년에 몇 ㎝씩 자라있는 키와 같다.
그러기에 영어교육은 꾸준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며 아기들이 ‘엄마, 찌찌, 맘마’와 같은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반복을 통해서 나왔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런 깨달음과 동시에 그와 같은 노력이 병행되어 질 때 비로소 어느 날 귀가 열리고 말문이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영어 소설의 개척자이자 최고 번역가로 손꼽히는 ‘하얀 전쟁’의 작가 안정효는 대학 일학년부터 영어에 심혈을 기울였다 한다. 대학시절에 영어의 기초부터 시작하여 영어소설을 쓰기까지 그가 영어에 기울인 노력이 얼마만큼 컸는가를 보여주는데 그가 말하기를 중·고등학교시절 뒤쳐졌던 영어에 대해 ‘남들이 그 기간 동안 배웠으면 얼마나 배웠겠는가?’하면서 영어의 바다에 빠지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한다.
아무쪼록 올 한해 영어가 실생활에 꼭 필요한 것임과 장래의 발전을 위한 과목으로 새롭게 인식되어 눈이 아닌 입으로 읽혀지고 표현하는데 두려움 없이 표현되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기원해 본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skyhoch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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