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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7.01.29 00:00
  • 호수 647

세균만 검사하는 현 역학조사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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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솔루션 집단설사 성모씨 사망사건, 보건당국 세균만 검사

질병관리본부 “집단설사 원인 바이러스성 식중독 추정”

면천면 성하리의 자동차부품업체 대한솔루션에서 발병해 직원 1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집단복통 사고의 원인이 바이러스성 식중독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소의 현 역학조사 방법으로는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4일 공장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근로자 30여명이 갑자기 구토와 설사, 복통 증세를 일으켜 이 가운데 성모(57)씨가 지난 2일 숨진 사건에 관해 치료를 담당한 병원 측과 질병관리본부 측은 식중독이 원인이 된 합병증을 사망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씨의 치료를 담당한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장내과의 황승덕 교수는 “사망에 이르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패혈증에 의한 허파 호흡장애 증후군”이라며 “세균을 배양해 검출을 시도했으나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패혈증의 경우 세균이 검출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감염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음식물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사망사고 직후 역학조사를 담당한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의 배근량 연구원은 “집단복통과 성씨 사망의 전 과정을 역으로 조사한 결과 보건소 검사에서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던 점과 다른 직원들의 증상을 볼 때 바이러스성 식중독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그러나 바이러스성 식중독이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잇단 설사로 인한 탈수 증세가 원인이 돼 급성 심부전증에 이은 합병증으로 폐 쪽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식중독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그로 인한 탈수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당진군보건소에서 역학조사 할 때 임상증상을  보고 세균성 식중독으로 의심하고 세균검사만 했기 때문에 원인을 밝히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부터 임상증상과는 관계없이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는 등 검사를 좀더  강화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임상증상을 보고 선택적으로 실시하는 보건소의 현 역학조사로는 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이 발생했을 경우 원인을 밝힐히기 어렵다.
실제로 습도와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 번식하는 비브리오균이나 살모넬라균과는 달리 노로바이러스 등은 기온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겨울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식중독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여름보다 오히려 겨울에 식중독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올해부터 집단설사 발병시 바이러스 검사를 강화하라고 전국 보건소에 공문을 보냈다.
당진군보건소 예방의약팀의 담당자는 “충남도에서 23일자 공문으로 집단설사 발병시 보건소에서 자체적으로 세균검사를 실시하고 바이러스 검사를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하라는 내용이 전달됐다”고 말했다.
이는 만약 일선 보건당국에서 바이러스 검사를 조금만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지난달 식중독 사고 발생시 원인을 발견할 수도 있었다는 것.
앞으로 집단설사 발병시 바이러스 검사도 병행하기 때문에 좀더 정확한 원인규명이 가능하겠지만 이미 성씨가 숨진 뒤이기 때문에 유가족들로서는 뒤늦은 조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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