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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91]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과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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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944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충주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영어를 처음 대하게 되었는데 영어수업을 들으면서 ‘이게 미국사람들이 쓰는 말이구나, 이걸 배우면 미국사람과 말을 할 수 있겠네!’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당시 영어선생님이 숙제를 내주셨는데 기본이 ‘스무 번’이었다 한다.
단어든 본문이든 그날 배운 것은 스무 번씩 써오라는 숙제를 내 주었는데 다른 아이들은 수업직전 벼락치기로 숙제를 하든지 아니면 몸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았는데 소년 반 기문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집에 와서는 스무 번씩 반복해서 숙제를 했다. 이 결과 교과서를 보지 않고 외워서 쓸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게 되고 서서히 영어문장이 머릿속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 단계에 이르면서 영어로 된 책을 마음껏 읽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고 드디어 영어 잡지 ‘타임 (Time)’지를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학교 3학년 수준을 뛰어넘는 어려운 어휘가 수두룩하게 있는 잡지를 읽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사전을 찾아가며 한줄 두줄 읽어가면서 영어 잡지를 읽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면서 그 어려운 과정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글을 읽는 속도가 늘면서 책의 내용에 빠져들게 되었고 국제사회에 대한 감각과 빠르게 변화하는 삶의 방식들을 습득하게 되면서 큰 세계에 대한 눈을 뜨기 시작하게 됐다. 그는 그 무렵 전국에서 4명을 뽑는 미국방문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미국을 방문, 케네디 대통령과 만나게 되면서 외교관의 꿈을 확고히 했고 1970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자신의 꿈을 이뤘다. 그 후 외교통상부장관으로 발탁되어 근무하던 중 한국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제8대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되었다.
많은 학생들이 영어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 중 하나는 끈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나는 중학교 때 교과서 본문 및 성문 영어교재에 나오는 위인들이 쓴 명문들을 통째로 암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 암기한 부분들을 중얼거리면서 스스로 뿌듯함에 취하곤 했었는데 이런 열정이 우리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부분들이다.
반 총장의 사례처럼 영어라는 과목은 보통의 머리로도 꿈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면 길이 열리는 것이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포기한다면 앞으로의 인생 여정에 있을 역경 앞에 무릎을 꿇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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