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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95] 내게 깨우침을 주는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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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봄방학 기간이다.
이 기간에도 학교에 출근해서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큰 기쁨이다.
봄 방학이 시작되던 날 교무실에서 도서관으로 향하는데 어디선지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상하다, 지금 이 시간에 누가 교실에 있나?’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도서관 안으로 들어섰다.
1학년 학생들 자리가 비어있어 남아있던 한 학생에게 다들 어디 갔는지를 물었더니 생물수업을 들으러 교실로 갔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는 가슴이 뭉클했다.
왜냐하면 그 생물교사는 지난 2월16일 종업식 때 이직인사를 끝낸 교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봄 방학기간 동안 생물 책 한권을 정리해 주겠다는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학생들을 위해 수업을 하고 있는 젊은 교사에 대해 신선한 감동을 받았다.
스피노자의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라는 철저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떠오르게 했기 때문이다.
지난 해 또 다른 교사와 함께 토·일요일 자율학습 감독을 맡았었는데 그 교사는 보통 교무실에 있고 나는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며 아이들을 감독했었다.
그러다 기분전환을 위해 텅 빈 교실을 순회하다 보니 3층 1학년 교실에서 1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앉아 한 남학생이 칠판에 수학문제를 풀면서 설명하는 것을 듣고 있고 그 교사는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창문사이로 보면서 깊은 감동을 느꼈었다.
그런데 그 교사는 이런 일을 지난 일년 동안 토·일요일을 거의 혼자 맡아 하는 것을 보고 그의 헌신적인 아이들 사랑이 모든 교사의 본이 된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교사의 첫째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다.
아이들이 이러한 교사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할 것이며 학교가 이런 교사들로 채워져 있을 때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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