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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4 23:4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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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98]-학생들이여,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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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당진군내의 고3 학생들이 문예의전당에 모였다. 서울 종로학원 입시담당자와 논술학원 강사의 특강이 두 시간 넘게 진행되었는데 아직도 기억되는 중요한 말은 학생들을 향해 ‘시건방지지 마라!’라는 일성이었다. 이 말은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 교사가 설명할 때 대부분의 학생, 특히 공부께나 한다는 학생들의 듣지 않으려는 태도를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더 나아가 그 강사는 학생들이 많이 들어본 적이 있다거나 배운 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것을 자신의 것인 양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착각이 학생에게 돌이킬 수 없는 실수와 실패를 가져다주는 원인임을 지적하면서 돌다리도 두드리면서 가듯이 학교 선생님의 수업에 주의를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올바른 지적이다.
한편으로 몇 년 전 공교육을 담당했던 모 교사에 대한 언급도 있었는데 그가 학원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다 결국 학원으로 간 경우가 있었다.
그때 그 교사의 말이 학교에서 아무리 열심히 지도하려 해도 아이들이 학원과 과외에만 집중하고 학교에 와서는 태반이 엎드려 자거나 졸고 있는 상황 속에서 더 이상 자신이 머무를 이유가 없어 학교를 떠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학교의 교사이자 유명 인터넷 강사였음에도 학교현장에서는 학생들로부터 집중을 받지 못했으나 인터넷강사로서는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너무나도 이해할 수 없는 모순이다. 어째서 같은 사람이 학교에서 입시설명회를 하면 학생과 학부모가 등한히 하고 학원 강사가 되어 입시설명회를 하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입시설명회장이 아수라장이 되는지... 이런 모습은 공교육에 대한 철저한 불신을 보여 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앞서 지적했던 ‘건방지지 마라’, 이 말은 겸손하게, 즉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늘 갖고 공부에 전념하라는 뜻이다.
모름지기 겸손은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니,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이보다 더 귀한 말은 없을 것이다. 벼가 익을수록 머리를 숙이듯 좀더 큰 뜻을 품은 학생들은 많은 양의 독서와 공부를 통해 스스로를 다져야 할 것이다. 비록 내가 아는 내용이 수업에 나온다 할지라도 교사의 눈을 바라보면서 집중하는 모습은 그 학생을 더욱 의젓하고 성숙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아는 것과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분명이 다름을 깨달아야 한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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