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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에도 계속되는 주거 극빈층의 팍팍한 삶-열악한 주거환경에도 지원예산 태부족

당진군 최저주거환경 미달가구 비율 도내 최고 수준, 관련 예산 대폭 증액과 국민임대주택 확대 ‘시급’ 유종준 기자l승인2007.04.02 00:00l(6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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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소득층 주거환경개선사업 대상자인 이화진 할머니와 이 할머니의 집. 당진군의 주거 극빈층 비율이 충남도 내에서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책정된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낡은 집에서 정부보조금에 의지해 사는 이 할머니

당진읍 우두2리에 사는 이화진(76) 할머니는 정부보조금에 의지해 근근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1남4녀를 뒀지만 경기도 안산에 살고 있는 아들은 사업에 실패한 후 손주들과 어렵게 살고 있고 딸들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평생 술과 노름으로 살던 남편은 20년 전 간경화에 이은 간암으로 세상을 떴다. 젊어서 식모살이로, 더 나이가 들어서는 건설인부로 일했지만 한중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일하다가 6층에서 떨어져 갈비뼈 5개가 부러진 후에는 갖가지 합병증까지 겹쳐 그 일도 못하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20년 전 식모살이를 해서 번 돈으로 쌀 5가마니를 주고 산 것이다. 그러나 워낙 낡은 집인 데다 오랫동안 비어 있었기 때문에 벽에 금이 가고 지붕에서 물이 샜다. 화장실도 따로 없어 집 옆에다 커다란 고무대야를 묻어 사용하고 있다. 추운 겨울에도 기름값이 아까워 웬만하면 보일러도 잘 틀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거환경개선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벽지도 새로 바르고 창문도 내고 부엌도 개량한 것이다.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에 재래식 부엌에서 물이 얼어 밥하기도 어려웠던 때를 생각하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 할머니처럼 다행히 주거환경개선사업 대상자로 선정된다고 해도 자치단체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한도는 150만원이 고작이다.

당진군 주거 극빈층 비율 충남도내 최고 수준

당진군의 주거 극빈층 비율이 충남도 내에서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책정된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국회의원이 지난해 건설교통부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당진군은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한 주거 극빈층의 비율이 충남도 내에서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교부가 마련한 최저주거기준은 4인 가족 기준 실평수 37㎡(11.2평) 이상의 집이 있어야 하며 부부침실과 만 5세 이상의 자녀, 노부모용 침실을 따로 둬야 한다. 상수도나 수질이 좋은 지하수를 이용할 수 있는 부엌과 화장실도 따로 갖춰야 하고 가설 건물이 아니어야 한다. 방음이나 환기, 채광은 물론 소음이나 진동·악취·대기오염 등 환경요소도 맞아야 한다.
이 같은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한 가구는 충남도 내에만 4248가구, 9593명으로 나타났는데 시·군별로는 천안시가 1716가구, 4178명으로 가장 많았고 당진군이 503가구, 1129명으로 그 다음인 것으로 집계됐다. 당진군은 천안에 이어 두 번째로 주거 극빈층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인구를 감안하면 주거 극빈층의 비율은 1.2%로 천안시(1.0%)를 앞질러 충남도 내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주거형태별로 살펴보면 지하(반지하)는 64가구에 167명, 옥탑방은 22가구에 53명, 판잣집·비닐집·움막은 31가구에 75명, 기타(업소의 잠만 자는 방, 건설공사장의 임시막사, 동굴 등)는 386가구에 834명에 달했다.
공개된 자료는 건설교통부가 각 시·도별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수를 알아보기 위해 공동 설문조사 자료(표본 1만1000개)를 2004년 주택법에 따라 고시된 최저주거기준을 적용해 분석한 것으로 건교부는 시·군별 통계로는 표본 수가 적기 때문에 공식 통계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수치의 오차에도 불구하고 당진군의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율이 충남도 내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주거환경개선사업 예산 한 가구당 150만원

당진군이 올해 지역사회복지계획에서 밝힌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사업 예산은 1억4000만원이다. 대상가구는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으로 207가구이다. 이들에 대해 3년에 한번씩 한 가구당 150만원의 한도 내에서 도배·장판, 부엌 개조, 지붕·벽체 수리 등을 시행하게 된다.
그러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저주거기준에도 미달하는 가구들에게 150만원은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그야말로 도배나 장판교체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주거환경 개선사업 업무를 맡고 있는 사회복지과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박종희 사회복지과 복지기획팀장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집 수리비용의 상한선이 150만원으로 제한돼 있는 데다 자기 집이 아닌 셋방에 사는 경우 집 주인이 1년 이상 살게 해주겠다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우선 집 수리비 등 주거환경개선사업 예산의 대폭적인 증액과 함께 임시처방 식의 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최저주거기준에 대한 자료를 건교부에 요구해 시·군별로 분석한 바 있는 손낙구 보좌관(심상정 의원실)은 “주거 극빈층의 심각한 상황을 감안한다면 국민임대주택 공급계획을 현재보다 배 이상 늘려야 하며 주거비 보조 등을 확대 병행해 극빈층 주거문제 해결에 주택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유종준 기자  jjyu@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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