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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무 허가네 구두수선방
"너무나 아득한 20대, 그 푸르던 꿈"

유종준 기자l승인2007.04.09 00:00l(6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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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만금을 주고도, 자신의 전부를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 젊음이라고 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어떠한 이에게는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다. 이제 나이 마흔넷 밖에 안된 사람이 무슨 젊음 타령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젊음은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다. 20대 초반, 젊음의 절정기에 나는 교통사고를 당했고 이로 인해 가장 꽃다운 청춘의 한 시기를 잃어버렸다. 너무나 많은 것을 잃어버린 지금, 꿈 많고 희망으로 가득했던 20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한 장의 사진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첫 번째 사진은 21살 때 군 복무하던 당시의 모습이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았던 20대 초반, 당당하고 자신감에 넘쳤던 한 청년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1984년 8월의 뜨거운 여름만큼이나, 눈부신 신록만큼이나 푸르렀던 내 청춘은 간절하기만 한 꿈속의 꿈이다. 우리 지역에 위치한 1789부대 해안 3대대에서 위병으로 근무했던 나는 잠시 쉬는 시간을 이용해 부대의 대공화기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호서고를 졸업하고 1년쯤 있다가 군에 입대한 나는 우리 소대의 고참들이 한꺼번에 제대하는 바람에 배치되자마자 고참이 됐다. 그 바람에 군 생활은 비교적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말년 때는 대대장의 배려로 포상휴가까지 갔다.
 그러나 즐거운 마음에 제대 한 달을 남겨두고 한껏 들뜬 기분으로 떠났던 포상휴가는 내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의 서막이 됐다.

 두 번째 사진은 휴가 때 교통사고를 당한 후 오랜 투병생활 끝에 다시 걷게 됐을 무렵, 건설업을 하고 있는 매형이 바람 좀 쐬야 한다고 데리고 나가 독립기념관에 갔을 때 찍은 것이다. 1985년 2월17일 일어난 교통사고로 혼수상태 속에서 여러 날을 병원에서 보낸 후 깨어났을 때는 몸도 마음도 모두 망가져 있었다. 다시 걷게 되기까지는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과 주위의 적극적인 도움이 큰 힘이 됐다. 처음 걷게 됐을 무렵에는 목발 두 개를 짚어야 했지만 얼마 안 있어 한 개를 버리고 목발 하나로 걸어다녔다.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마침내 목발없이 걸을 수 있게 됐다. 절망의 늪에 빠져 있을 때 가족들은 희망을 북돋아줬고 재기할 수 있는 의지를 불어넣어 줬다. 이 같은 노력으로 이제는 작지만 내 가게를 갖게 됐고 내 힘으로 돈도 벌 수 있게 됐다. 세상에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유종준 기자  jjyu@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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