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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102] 미국 버지니아 공대의 총격사건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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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유도 모른 채 억울하게 죽어간 32여명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이유와 희생자들이 교수를 포함한 학생들이라는 점, 그리고 그 끔찍한 사건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한국 땅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다 어린 나이에 이민을 떠난 청년이라는 사실에 교사의 한사람으로 참담함과 깊은 절망감을 느낍니다.

 그런 끔찍한 사건을 일으킨 학생에 대해 학교 측은 ‘외톨이’라고 증언하고 있고 같은 대학 한국학생 모임에서도 그가 참여한 적이 없어 그를 아는 사람이 없었으며 또한 짝사랑하던 여자학우로부터도 외면을 당하는 등 철저히 혼자만의 고독한 삶을 살았다는 보도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누나와도 대화가 없었다는 보도는 사실여부를 떠나 너무도 충격적이었고 이는 그의 삶이 자의건 타의건 외부와는 단절된 고통의 연속이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문화와 환경이 다른 미국에서의 삶은 사교성이 부족한 그에게는 더없이 외로웠을 것이고 그런 가운데 그가 마음에 두고 있었던 여자학우로부터의 접근 불허통보가 분노의 마음에 불을 붙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이 귀중한 생명들을 앗아가게 한 원인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불의의 죽음을 당한 교수와 젊은 대학생들의 희생은 너무도 어이없는 안타까운 죽음이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 그가 정신과적 치료를 받고 있었고 이번 사건이 일어나자 그를 알고 있던 학생들 사이에서 그를 범인으로 주목할 정도였다면 그 대학에서는 상담을 통한다든지 하여 그의 마음속에 응어리진 분노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녹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이번과 같은 대형 참사는 없지 않았을까하는 점입니다.

 어쨌거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사회뿐 아니라 한국사회에서도 아이들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상담이 필요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지금은 웃고 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또는 엄마 아빠의 결별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고 가정과 사회에 불만을 품고 있는 아이들은 없는지 살펴보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며 그들을 보듬어야겠다는 다짐도 해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버지니아 공대생들과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안전하게 피신하게 한 후 죽음을 당한 교수님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나라에서 평안한 안식을 얻으소서!

skyhochun@hanmail.net 

·송악고 교사/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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