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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개성공단 공동취재-한반도 평화와 공영의 동막골 ‘개성공단’

한 사무실 남북 직원 함께 근무 작은 통일 이뤄, 북핵 위기, 까다로운 출입 등 당면 현안과제 유종준 기자l승인2007.05.28 00:00l(6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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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주)좋은사람들 공장내부. 북측 직원들이 바쁘게 손을 놀리며 작업을 하고 있다.  
 

편집자 주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최한 ‘남북경협과 지역언론’ 연수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서울과 개성공업지구 현장에서 실시됐다. 29일 연수단은 개성지구를 직접 방문해 입주업체인 (주)좋은사람들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사무소, 병원, 한전 사무소, 소방서 등을 들렀다. 개성공단을 직접 방문해 현장의 직원들과 북측 관계자들로부터 들은 생생한 소식과 의미, 향후 전망 등을 전한다.

금단의 땅에서 평화의 공영의 땅으로
고려의 500년 도읍지로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유서깊은 도시인 개성.  서울에서 60km 거리에 있는 가까운 곳이지만 50년 넘게 갈 생각조차 못했던 금단의 땅이었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던 이 지역이 지난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측 아태위원회가 총 2000만평 개발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희망의 땅으로 자리잡고 있다. 본격 개발을 시작한지 불과 2년여의 짧은 기간이지만 놀라운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면서 상생의 산업현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2004년 5월, 2만5천평의 시범단지 분양을 완료하고 2005년 8월, 5만평의 1차 단지 분양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007년 4월로 예정됐던 추가분양이 북측의 핵실험으로 연기됐지만 관리위원회에서는 향후 일정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사무실서 근무하는 남과 북의 직원들
연수 이틀째인 29일 연수단은 개성공업지구 방문을 위해 이른 아침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서 통일부 직원의 간단한 방북교육을 받으며 1시간 남짓 달린 후 철조망과 군인들이 지키고 서 있는 남측 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간단한 소속 절차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을 넘자 북측 군용차량이 연수단 버스의 앞뒤에서 에스코트를 했다. 도로 옆에 간간이 설치된 초소에서 북측 군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북측 출입사무소의 입북수속을 마친 후 공단에 도착한 연수단 일행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사무소에 들러 직원들과 김동근 위원장의 환영을 받았다.
한 사무실에서 남과 북의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특히 사업현황 등을 남북의 직원들이 번갈아 가며 설명해 인상적이었다.

1단계 사업 완료시 북측 근로자 10만명 고용효과
이곳 개성공업지구에는 현재 시범단지에 입주해 있는 15개 기업이 정상가동 중에 있고 1단계 부지 내에는 8개 기업이 가동을 시작했으며 4개 기업이 공장을 건립 중에 있다. 또한 오는 8월로 준공이 예정된 아파트형 공장에는 32개 업체가 입주를 준비하고 있으며 한전, KT를 비롯해 의료시설, 편의점, 우리은행 등이 자리해 입주기업들의 편의와 근로자들의 후생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04년 12월부터 올 4월까지 이곳 개성공업지구에서는 총 1억4천만달러어치의 제품을 생산했으며 생산량의 23.8%를 EU, 중국, 중동, 러시아, 호주 등에 수출했다.
기반시설 분야의 공정도 순조롭게 진행돼 기존 시범지구에 공급되던 1만5000Kw의 전력을 10만Kw로 늘리는 송전시설이 완료됐으며 용수공급(6만톤/일), 폐수처리시설(3만톤/일)도 오는 9월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북측 근로자들의 기술교육을 담당할 기술교육센터가 11월 준공을 목표로 건립 중에 있다.
이와 관련해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관계자는 “1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최대 500여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북측 근로자 10만명 고용효과와 함께 연간 20억달러의 생산이 전망된다”며 “개성공업지구는 남북공동번영을 추구하는 경협사업을 통해 한반도 긴장완화와 국내 중소기업의 활로를 개척하는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다각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기업, 북측 근로자의 생산성에 만족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측의 설명을 들은 후 일행은 속옷 전문 생산업체인 ‘(주)좋은사람들’을 찾아 작업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이곳의 근로자들은 모두 440명 정도로 대부분 20∼30대 여성이고 주 48시간 노동에 월 지급 최저노임은 57.5달러(월 최저노임 50달러+사회보험료 7.5달러), 임금인상률은 연 5%이다. 시범단지에 입주한 남측의 기업들은 북측 근로자들의 생산성과 근로의욕에 대해 매우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비해 학력이 높고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업무숙지도 빠른 편이라고 한다. 개성공단의 평당 분양가는 14만9천원으로 중국의 12만원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지만 남측의 평균 국가산업단지 분양가인 40만7550원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다.
저렴한 임금에 낮은 평당 분양가로 인해 개성공단은 남측의 기업들에게 양호한 투자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단지 민족화해와 통일의 토대를 닦는다는 측면 외에도 개성공단은 기업들에게 경쟁력 있는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

한반도 긴장완화에 큰 기여
개성공단은 경제뿐만 아니라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관계 개선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우선 휴전선 상의 군사적 긴장감이 완화되고 있다. 개성공단 개발 이후 북한은 군부대와 시설을 후방으로 이동시켰으며 매월 1만여명의 인원과 5천여대의 차량이 남북 군사당국간 협조하에 휴전선을 왕래하고 있다. 또한 공단 내에서 남측 근로자 800여명과 북측 근로자 1만5000명이 함께 일하면서 친밀감을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공단에 입주한 우리은행과 한전, KT, 의료시설 등에는 남북의 직원들이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출입절차, 북핵위기 등 당면 과제
그러나 개성공단사업의 성공을 위한 당면 과제도 만만치 않다.
현재 입주기업들이 제기하는 가장 절박한 당면 해결과제는 크게 출입절차와, 근로자에 대한 인사권, 근로자 공급 등이다. 특히 출입절차의 경우 예전에 비해 간소화되기는 했으나 기업들은 연중무휴, 상시 출입체제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북핵위기는 추가분양을 연기시키고 기업의 투자의욕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과 개성공단 개발 병행추진이라는 기본방향을 견지하며 대내외 정세변화가 공단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안정적 발전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입주기업 직원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보호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남북 정서적 이질감 해소로 작은 통일
공단 내 공장견학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들른 현대아산 사무소의 옥상. 개성공단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사무소 옥상에서 현대아산에서 홍보와 통역을 맡고 있는 북측 직원인 류진미(23)씨는 남측에서 온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공단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류씨는 평양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지난해 4월부터 현대아산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개성공단을 방문한 외국 기업인들과 기자들의 통역도 맡고 있는 류씨는 원어민 수준의 뛰어난 영어솜씨로 높은 인기와 함께 국내언론에도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다. 스스로 현대아산을 ‘우리 기업’이라고 불렀으며 남측의 정서도 잘 이해하는 듯했다.
개성공단은 이미 작은 통일이 진행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개성공단을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 비교하기도 한다. 아직 서로에게 놓인 장벽은 많겠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어느덧 서로간의 정서적 이질감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았다.

 


유종준 기자  jjyu@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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