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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가 할 일



장덕기 발 행 인



역사가 발전한다는 말은 사회가 발전한다는 말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제도와 사고방식이 합리적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그런 뜻에서 우리나라 지방자치제 도입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역사 발전의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는 불과 5년 밖에 안되었다. 이 제도는 도입 초기 단계로 시행착오가 적지 않고 많은 문제를 노출하고 있으나 앞으로 민주발전과 주민복지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지난 두번의 자치단체장 선거는 말이 선거지 요식행위였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정당이 모두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수도권을 제외하고 정당공천이 당락을 절대적으로 좌우했다. 당진을 비롯한 충청도는 자민련 후보가 연거푸 싹쓸이 당선되었으니 주민이 후보를 올바르게 판단하고 투표했다고 확신할 수 없다. 선거를 통해 지역감정을 더욱 심화시켰으니 국가발전에 부정적 측면이 컸다.

그러나 지방자치는 긍정적인 면이 많다. 당진군수는 비록 중앙당과 국회의원과 핵심당원의 영향력으로 당선되는데 큰도움이 되었으나 오로지 양식과 소신에 따라 모든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확신한다. 군민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면 지방자치제의 본뜻을 이룬 셈이다. 단체장은 오로지 주민을 위해 존재하며 주민에게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은 하늘이 낸다는 말이 있다. 단체장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주민의 염원이 항상 그에게 쏠려 있다. 연초에 군수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소신껏 열심히 일하겠다고 자신감과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런데 요사이 이상한 소문이 들리고 있다. 공용터미널 이전문제에 군수가 엄정한 자세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심으로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터미널 이전은 대소의 차이는 있으나 당진군민 모두 관심을 갖고 있다.

터미널은 당진군의 관문이다. 터미널이 자리를 잘 잡아야 당진발전을 촉진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역기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수십년간의 군민 숙원사업이 사사로운 입장으로 졸속 처리되어서는 안된다.

공용터미널 이전문제는 오로지 대의를 따라야 한다. 이는 당진군의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의미 이상의 중요한 문제다. 지방자치가 우리군에게 민주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군은 이미 공용터미널 이전은 원당리 택지개발지구로 확정된 것처럼 발표한 적이 있었으나 어느새 원점으로 돌아가 갑론을박 하고 있다. 문제는 힘있는 몇몇 사람의 입맛대로 결정이 이리저리 번복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여러 후보지가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 그러나 장단점을 부풀리거나 억지춘향격으로 꿰어 맞춰서는 안된다. 앞날을 내다보는 안목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방자치의 폐해에 분개한 나머지 지방자치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하고 요사이 문제가 되고 있는 농·수·축협이 주인인 조합원 중심으로 운영되지 않고 머슴의 배만 불린다 하여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직선제로 뽑은 일부 조합장의 무능과 독선이 조합을 더욱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 초기는 선진국의 제도를 따른 것이다. 선진국에서 지방자치는 주민의 복지를 증진하고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는 밑거름이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다.

공용터미널 이전문제로 황당무계한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누가 어느 곳에 땅을 상당히 매입하고 그곳으로 터미널을 옮기려 한다는 식이다. 주민은 두 갈래로 분열되고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의견이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면 얼굴을 붉히며 언쟁을 벌인다. 모든 책임이 군수에게 있다 할 수는 없으나 빨리 수습하지 못하면 주민사이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군수는 군청 책임자로서 확고한 자세로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군수의 판단이 옳다면 결국 반대자라도 결국 이해하고 박수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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