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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미술치료로 풀어보는 아이들의 마음 - 신순옥 (사)당진미래가족센터 부설 가정폭력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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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상담소 문을 들어서는 아이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직업의식이 발동하여 자동적으로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게 되었다. 
 초등학생인 건우(가명)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밖에 나가 노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컴퓨터 게임에 빠졌고 학교생활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무기력한 아이가 되었다. 결국 왕따당하는 아이가 되었다는 것이 어머니의 호소 내용이다.
 미술치료에 앞서 진단과정을 통해 행동으로 보이는 모습과 건우가 실제 가지고 있는 내면의 힘든 것은 무엇일까를 보면서 가족상담과 함께 건우의 치료계획을 세웠다.
 건우는 그림 그리는 것을 무척 귀찮아하고 색칠하는 것은 더욱 싫어했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며 자신감이 없고 자신에 대한 가치감이 낮은 상태여서 아이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란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니었다.
 미술치료 치료의 중반에 접어들었을 때부터 아이의 변화는 조금씩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집중력이 점차 향상되고 흥미를 가지고 즐겁게 치료시간을 마치는 건우에게 많은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건우가 컴퓨터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은 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으로부터 치료의 진전을 볼 수 있었다.
 
 아이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보다는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다면 아이의 성장과 성숙은 바램으로 그치고 말 것이다. 우선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의 문제를 조기 발견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아동에게 도움이 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를 들어보자. 가정에서 아이들이 조르거나 짜증을 낼 때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게 되면 이런 행동들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아동의 행동이나 성격 형성이 환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건우는 분명 행복한 이 사회의 한사람이 되어있을 멋진 모습을 기대하면서, 행복한 어린이와 행복하지 않은 어린이는 어떻게 다를까 생각해본다. 행복한 아이는 자주 웃고, 잠자리에 들 때 내일은 또 뭘하고 놀까, 기대하며 잠들 것이다. 짜증이 많고 내일이 걱정되어 잠자리에서조차 한숨이 나오는 아이는 행복하지 않은 어린이일 것이다.
 잘 살펴보면 행복한 아이 뒤에는 행복한 양육자가 있을 것이다. 양육을 맡은 어른이 행복한 사람이면 그 밑에서 자라는 어린이는 천재지변만 아니면 행복한 어린이로 길러질 것이다. 만약 우리 주변에 불행한 어린이가 많다면 그건 불행한 어른들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방학을 이용해 발달장애 아동들을 위한 집단미술치료 프로그램을 하면서 다양하게 아픔을 경험하는 아동들 한명 한명을 바라보면서 이 사랑스런 아이들을 가정과 사회가 힘을 합쳐 행복하게 자라게 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 어떤 일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보다 보람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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