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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명물소개 ① ] 안국사지 - 천년의 역사 가진 고찰의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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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가진 석불, 국내에서 거의 유일 매향의식 기록 담은 미륵 매향비도

편집자주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문화유산과 문화유적, 그리고 후손에 전해주어야 할 가치를 가진 무형문화재가 많이 있다. 그러나 이 문화유산들은 단순히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장되고, 잊혀지고 또 없어지고 있다.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명물들은 지금 이 시간 어디선가 없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본지는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지역의 숨어있는 명물과 문화유산을 발굴해 보도함으로써 넓게는 당진의 관광산업 발전을, 단기적으로는 지역의 문화유산 보존을 도모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천년 넘은 고찰, 지금은 터만 남아

 은봉산에 둘러쌓여 있는 정미면 수당리. 이 마을엔 천여년 전 고찰이었던 안국사가 자리잡았던 터가 남아있다. 안국사의 창건연대에 관해서는 확실히 전해오는 기록은 없고 백제 말엽에 창건되었고 한때는 수백명이 수도하던 큰절이었다고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전설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찰은 고려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려조 때 쓴 연호인 ‘대평’이라는 연호가 안국사지 내의 배바위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선 중종 때 지어진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안국산이 해미현 북쪽 38리 지점이 있고 안국사는 안국산에 있다’고 되어 있어 이때까지는 사찰이 유지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그 후 한동안 조선시대의 기록에서 누락되어 있다가 일제시대 윤광식이라는 사람이 안국사지의 축대를 복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다 실패했다는 기록으로 미뤄 안국사는 고려 때 창건되어 조선 후기까지 이어지다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안국사지의 원상 주지스님은 “시기를 알 수는 없지만 안국사는 최소한 두 번 소실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지금은 안국사의 규모를 가늠할 터만 남아있고 이 터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해 안국사의 역사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보물, 안국사지의 석불과 석탑

 안국사지에는 현재 세 가지 문화재가 남아있다. 1963년 보물 100호로 지정된 안국사지 석불은 고려말경에 건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강암 불상으로 5m 높이의 본존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협시보살상이 놓여있다. 본존불상은 굴곡이 없고 얼굴은 크고 네모지며 목은 짧고 귀는 길고 두팔은 부자연스럽게 신체에 붙여져 있으며 커다란 장방형 돌을 머리 위에 이고 있다.
 안국사지 석불은 생김새로 볼 때 전체적으로 소박하고 친근한 멋을 풍기고 있으나 섬세하게 조각되지 않고 덩어리화된 형상이 고려불상의 건조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어 학술적인 가치가 높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특이한 점이 불상의 발이 특히 지난 2004년의 시굴조사에서 땅에 묻혀 있던 국내의 석불 중 이와 같이 ‘발’을 가진 불상은 안국사지 석불이 거의 유일하다.
 석불 밑에는 보물 102호인 안국사지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고려 말엽에 건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석탑은 탑신에 불상 1구씩을 양각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탑신에 비해 옥개석이 큰 편으로 고려시대 석탑의 건조양식을 대표적으로 드러내주는 부분이다.
 안국사지 석탑은 규모로 보아 원래 5층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기단부와 탑신부만 남아고 상륜부는 모두 없어졌다. 기단부의 형태나 탑재 등으로 보아 다른 곳에서 옮겨왔을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미륵매향비’가 새겨져 있는 석불 뒤편의 ‘배바위’. ‘고래바위’라고도 불리는 이 배바위에 비문이 새겨져 있는 암각비다. 매향비는 매향의식을 행하고 이 사실을 기록한 돌을 말하며 돌을 다듬어서 세우거나 자연석에 그대로 암각하기도 한다. 이 안국사지의 암각비는 남북한을 합해 6개에 이르는 매향암각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연대는 고려말(1310년)로 추정된다.

2004년에 정밀실측조사 실시
“조사연구는 계속되어야”

 당진군의 발주로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서 지난 2004년 이 안국사지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했었다. 당시 조사에서는 안국사지에 대한 정밀지표조사와 함께 석불과 석탑의 실측조사, 안국사지에서 출토되는 유물에 대한 조사까지 실시했다.
 조사결과 석불의 정확한 크기와 석탑의 유래, 배바위의 암각비의 의미 등을 밝혀내고고 안국사지의 창건 연대와 역할 등을 추정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기존에 알려진 안국사지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산 중턱에서 새롭게 터가 발견됨에 따라 새로운 조사연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연구팀은 ‘정비·복원 및 활용을 위한 제언’에서 “시굴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역을 확인한 후 그 결과에 따라 발굴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국사지, 본격 발굴조사 ‘눈앞’
내포문화권 개발계획 일환으로 2011년까지 27억원 투입 
 정미면 수당리에 위치한 안국사지에 복원이 추진되고 있다.
 당진군 문화체육과 문화재보호팀이 제공한 안국사지 발굴 정비계획에 따르면 안국사지는 내포 불교문화를 알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적으로 발굴과 정비·보존을 통해 지역의 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당진군은 이 안국사지 발굴을 위해 지난 2004년 충청남도역사문화원에 의뢰해 발굴조사를 실시했으며 1차 발굴조사 결과에 따라 안국사지에 불상 보호각과 부속관리사, 조경공원 등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안국사지 복원에 국비와 지방비 27억3천만원이 2011년까지 투입된다.
 군청 문화체육과 남광현 담당자는 “주민들도 안국사지 복원에 대해서는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환영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대웅전 복원까지 요구하고 있지만 대웅전은 현재 진행중인 발굴조사가 끝나봐야 복원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안국사 원 상 주지스님 - “안국사 발굴작업 빠른 시일내에”
 “한국의 석불 중 석불의 발을 이런 형태로 조성한 곳은 안국사밖에 없습니다. 땅에 묻혀 있어 그동안 알 수 없었는데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알게 된 겁니다.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지닌 안국사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안국사지의 원상(52) 주지스님은 “안국사는 국태민안을 위해 거대한 세력이 창건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려시대 때 창건된 안국사는 매우 소중한 역사유적”이라고 말했다.
 원상 스님은 특히 “비석 전문가들을 통해 매향암각비가 새겨져 있는 배바위에 대한 조사를 더 진행한다면 더 많은 역사적 사실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배바위도 보물 100호와 101호인 석불과 석탑 못지 않은 중요한 유적”이라고 강조했다.
 “당진군의 중요한 관광자원 중의 하나가 될 안국사에 대한 발굴조사 작업을 하루 빨리 완료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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