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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 교사일기 122] 감사할 줄 아는 추석을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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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토요일 모처럼 집에 내려온 아들이 아빠를 부른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인터넷을 통해 조회한 2학기 등록금고지서였다. 거의 삼백만원에 달하는 액수에 놀라면서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장학금액수도 함께 적혀있었다. 대략 등록금의 반액에 해당되는 큰 액수이다. “너, 공부 많이 했구나! 수고했다!”했더니 공부도 잘해야 하지만 교수님께 집안 형편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린 것이 주효한 것 같다면서 찾아뵙고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한다. 장학금도 기분 좋은 일이나 아들의 감사하는 마음에 잘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지면을 통해 장학금 수혜자들이 그 고마움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학교에서 장학금에 관련된 사무를 본적이 있었는데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일 년 간의 장학금 액수를 대략 합산해보니 거의 삼천만원에 달하는 큰돈이었다. 처음엔 학생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써오도록 지도를 했으나 이젠 그마저도 않는 것 같다. 감사하는 마음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더하다. 감사의 교육도 시켜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이제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우리의 추석과 같이 미국의 추수감사절도 가장 큰 명절이다.
3학년 학생들에게도 이제 3년간 땀 흘린 보람을 수확해야 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내가 열심히 공부했고 그 결과에 따라 대학에 진학하게 되겠지만 그 결과에 대한 감사는 부모님께 바쳐져야 한다. 그것을 모르는 학생들에겐 그것을 가르쳐야 한다.
 2001년 12월 어느 날 한 학부형님이 졸업한 아들이 재학 중 받은 20여만원의 장학금에 너무 감사해 삼백만원의 기부금을 가지고 오셔서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줬었다. 그분의 가정은 나무장작을 때서 난방을 하고 있을 만큼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으나 마음은 어떤 부유한 사람보다 풍족했던 분으로 학교에서 준비했던 감사패마저도 사양했던 그 일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의 마음을 느끼는 복된 추석이 되기를 희망한다. 또한 우리 주변에 외롭게 명절을 보내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스한 손길을 보내는 모두가 복된 그런 날이 되었으면 한다.
본지 편집위원 / 송악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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