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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시론] 오늘날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 편명희 민주평통 당진군협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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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교과서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읽으며 잘 뛰는 토끼가 방심하고 잠자는 사이에 거북이가 엉금엉금 기어가서 승리하는 장면은 내게 늘 감동과 기쁨을 주었다. 그냥 경주해서는 죽어도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 거북이의 쉬지 않고 노력하는 끈기와 토끼의 자만심이 만들어내는 승리의 기쁨은 나를 감격하게 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능력이 있다고 자만하는 약삭빠른 토끼를 미워하게 되었다. 그래서 능력이 모자라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거북이를 응원했고 노력과 능력만이 성공의 필요 충분조건이라고 믿게 되었다. 거북이처럼 천천히 끊임없이 노력하면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사회가 급변하면서 전통적인 가치관이 무너지고 개혁과 변화라는 물결에 생각의 둑을 허물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여기저기서 부동산이나 증권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들이 난무하면서 거북이처럼 천천히 은행에 저축하던 서민들의 가슴이 무너져 내려가고 있다. 누구는 아파트를 사서 하루아침에 몇억을 벌었고 누구는 개발정보를 미리 알아서 그 지역에 땅을 사놓고 보상을 얼마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인격과 지성을 최고의 선으로 여겼던 사회에서 모든 것을 돈으로 계산하는 사회로의 변화를 촉진시켰다.
 전에 어떤 분이 사회를 변화시키려면 힘이 있어야 하는데 그 힘은 권력과 돈에서 나온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힘이 있으면 무엇이나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힘을 갖기를 원한다. 돈이 갖는 힘에 의해 귀천과 장유유서의 질서가 무너지고 권력이라는 힘에 의해 능력과 무능력의 한계가 불분명해져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사람들은 인격과 능력을 갖춘 유능한 사람들이 세상을 발전시키기를 바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요령을 부려서 줄을 잘 서서 자기 능력보다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절망을 보다가도 거북이처럼 열심히 미련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그 노력과 능력을 정당하게 보상받아 성공하는 이야기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이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성공과 실패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1960년대 미국의 스탠포드대학의 월터 미셀박사가 달콤한 마시멜로 과자에 대한 어린아이들의 반응과 14년 후의 그 아이들의 인생 성취도의 상관 관계에 대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달콤한 과자를 먹고 싶은 마음을 참고 견뎌낸 아이들이 학업 성취도도 높고 자신감과 활동성에서 뛰어났다고 발표했다.
 즉 자기충동 조절과 참아낼 수 있는 능력이 인생의 성취도와 직결된다는 결론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성공하고 싶어한다. 원한다고 누구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성공한 사람들만 사는 사회도 세상에는 없다. 늘 빛과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세상의 주류에 끼지 못하고 주변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노래할 수 있음은 만드신 이의 섭리일 것이다. 더구나 성공이라 일컬어지는 권력과 부와 명예는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며 주관적인 가치관이나 행복여부와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성공하기 위해 전 인생을 담보하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정당한 성공의 최선의 방법은 토끼와 거북이이야기나 스탠포드대학의 미셀박사의 실험 결과에서 보듯 자기절제와 인내라는 것이다.
 대선의 계절이다. 대통령이 되고자 출사표를 던진 사람들마다 국민이 행복한 부강한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고 한다. 그런데 많은 후보들의 이전투구를 보는 국민은 마음이 편치 않다. 무엇이 진실인지 우리는 모른다. 난무하는 말들 중에 무엇이 거짓인지 우리는 모른다. 지도자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추어내는 거울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
 훌륭한 지도자는 훌륭한 국민과 한 세트를 이룬다. 즉 지도자는 사람들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지만 사람들도 지도자를 통하여 자신을 표현한다.
 오늘날 사회는 약삭빠른 토끼와 같은 사람이 살아내기가 편해지고 거북이 같은 사람이 성공하기에는 점점 더 어려운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어쩌면 죽어도 거북이 같은 사람이 이기지 못할지도 모른다. 허나 묵묵히 앞만 보고 걸어가는 정직한 서민이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아름답고 큰 뿔을 자랑하다 사라져간 메가 케로스의 비극을 거울삼아 허장성세보다는 정직과 진실을, 외형보다는 내용을 중시하는 사람과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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