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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전설을 찾아서 ⑤ - 송악면 한진리 앞 바다 ‘용 바위’] 용이 되어 올라간 가족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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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오랜 전부터 각 마을마다 구전으로 내려오던 전설이 있다. 우물에 얽힌 이야기나 오래된 나무, 바위에 얽힌 사연들, 이런 이야기들이 이제는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또 전설이나 설화를 담고 있는 향토문화자원들이 그저 개발의 대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본지는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마을주민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지역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좀 더 우리 지역을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바다 위에 누런 바위
 송악면 한진리 앞 바다 한가운데 있는 누르스름한 바위에는 어부 내외에 얽힌 전설이 있다.
 옛날 이곳에는 금슬 좋은 어부 내외가 살고 있었다. 부부는 남편이 매일 바다에 나가 잡아오는 고기를 팔아 풍족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다만 부부에게 자녀가 없다는 것이 유일한 근심거리였다.
 아내는 자식을 얻기 위해 뒷산 바위에 올라 기도를 했다. 어느 날 기도를 하던 중 잠든 아내의 꿈속에서 선녀가 나타나 ‘네 소원이 이뤄질 것이다’라고 말하고 꽃 한 송이를 손에 쥐어줬다. 같은 시각 남편도 아내와 똑같은 꿈을 꾸었다.
 얼마 뒤 부부는 아기를 갖게 됐다. 이 아이는 예쁘고 씩씩했다. 이제 부부에게는 근심은 없어졌다. 아이가 자라면서 밥을 먹게 되자 부부는 아이에게 삼치를 구워 밥을 먹였다. 그러자 자라면서 아이는 삼치만 먹었다. 부부는 아이에게 먹이기 위해 삼치를 넉넉히 저장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리 바다에 나가도 삼치가 잡이지 않았고 대신 농어만 잡혔다. 부부는 아이에게 농어를 구워 먹였지만 먹지 않았고 쇠약해졌다.
 그러던 중 하늘에 먹구름이 덮이고 바다에는 풍랑이 일었다. 바다에 풍랑이 일면 삼치가 잘 잡혔다. 그래서 남편은 아내의 만류도 뿌리치고 바다에 나갔다. 그물을 던져 올리자 삼치가 계속해서 잡혔다. 남편은 기쁜 마음에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잡았다. 남편이 육지로 돌아가려고 했을 때는 파도가 점점 높아졌다. 남편이 탄 배는 파도를 견디지 못하고 바위에 내동댕이쳤다. 배는 산산조각 났지만 남편은 삼치 한 마리를 잡고 육지를 향해 헤엄쳤다. 바닷가에서는 아내와 아들이 어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는 어디선가 남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바닷물에 뛰어들며 남편을 불렀다. 그때 바다에서 누런 바위가 올라왔다. 한참동안 천둥이 울리더니 하늘에서 세 줄기 하얀 구름이 내려와 바닷물을 흔들고 올라갔다. 마을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그들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 누런 바위는 용바위라고 불렀다.
 다른 전설로는 임진왜란 때 왜적들이 쳐들어오다 그 바위를 보고 이순신 장군이 만든 거북선으로 착각해 놀라 달아났다는 전설 때문에 거북바위라고 불리기도 한다.

중국과 교류하던 통로
 송악면 한진리 앞바다에는 서해대교의 장관이 펼쳐진다.
 포구에 바로 서서 평택 쪽을 보면 노르스름한 빛을 띠고 있는 바위가 보인다. 이 바위가 용바위이다. 한진항은 조선 초에 개항돼 중국과 교류하던 중요한 관문이었다. 1950년대까지 수산업이 활발히 이뤄졌었다. 현재는 서해대교의 전체를 감상할 수 있고 각종 활어회를 맛 볼 수 있는 덕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5월이면 한진바지락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축제에는 바지락 캐기 체험을 할 수 있으며 바지락을 이용한 음식들을 맛 볼 수 있다. 망둥이 낚시로도 알려졌다.
 한진리에서 가까운 곳에 심훈 선생의 고택인 필경사가 위치해 있다. 필경사 마당에서 바라보면 한진 앞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졌다고 알려지는 데 작품 활동을 하면서 바다 보는 것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공단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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