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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07.11.12 00:00
  • 호수 686

[지역의 전설을 찾아서⑧ -대호지면 ‘선녀골’과 ‘선녀바위’] 선녀가 머물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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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이 하사한 공기돌 ‘선녀바위’

 대호지면 적서리의 한 마을인 ‘선녀골’과 선녀골 입구에 있는 ‘선녀바위’에는 예부터 전해져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직경 1.5m 크기의 선녀바위는 선녀골의 상징이며 주민들의 수호신으로 알려져 있다.
 적서리 앞바다 건너로 커다란 산이 보이는데 서산시 대산면에 있는 삼신산이다. 삼신산에는 삼신할머니들이 살고 있었는데 매해 정초에 공기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어느날 공기놀이를 열심히 하던 할머니들은 제일 젊은 할머니의 실수로 공기돌 하나를 잃어버리게 됐다. 이 공기돌은 신령님의 하사품이어서 할머니는 산신령의 노여움을 사고 큰 벌을 받게 됐다.
 몇날며칠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던 할머니는 삼신산 앞바다(대호만) 건너에 공기돌을 보았다는 소문을 듣고 적서리 근방에서 공기돌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잃어버린 공기돌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는 때마침 하늘에서 이곳으로 목욕하러 내려온 선녀를 만났다. 할머니는 선녀에게 공기돌이 있는 곳을 물어보았으나 선녀는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할머니는 선녀에게 공기돌을 찾아달라고 애걸했으나 선녀는 할머니의 청을 거절했다.
 거절을 당한 할머니가 화가 나 선녀를 하늘로 승천할 수 없게 만들고 바다건너 삼신산으로 돌아가 버렸다. 선녀는 할 수 없이 이 마을에 머물러 살았고 그때부터 마을은 선녀골이라고 불리게 됐다. 선녀는 삼신할머니가 잃어버린 공기돌 위에 앉아 하늘나라를 그리며 살았는데 이 바위는 선녀바위라 불리게 됐다.

들과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선녀골’

 대호지로 가는 길 굽이굽이마다 가을산에서 쏟아지는 낙엽들이 먼저 반겼다. 적서리에 들어서자마자 만날 수 있는 마을, 선녀골은 아늑하고 포근한 지형이었다. 입구의 선녀바위는 전설 그대로 어릴 적 즐기던 공기돌의 모양을 그대로 크기만 확대된 느낌이었다. 마을을 따라 이어진 능선은 마을 한 가운데서 솟아올라 있는데 이 또한 ‘선녀봉’이라고 불린다.
 선녀골에는 다른 구전(口傳)도 전해진다. 선녀봉은 학이 선녀를 등에 업고 하늘을 나는 형상이라서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여다고도 한다. 선녀바위는 ‘개구리바위’로 불리기도 하며 늙은 마녀가 가지고 놀았다고도 한다.
 대호만이 농경지로 간척되기 전 선녀골 마을 앞, 뒤로는 바다가 넓게 펼쳐져 들과 산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곳이었다. 선녀골 주민 남홍우 씨는 “마을 앞 도로작업 할 때 선녀바위가 많이 깨졌었는데 그때 마을에 안 좋은 일이 연이어 벌어졌었다”며 선녀바위가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남씨는 전설 중 서산시 대산면의 삼신산은 봉우리가 3개인데 각 봉마다 신(神)이 깃들어 있다며 이들이 공기놀이를 했다는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했다.
 선녀골 주민들은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생활한다. 주로 쌀을 생산하고 있으며 꽈리고추도 많이 재배되고 있다. 3~4년 전부터는 매실농사도 함께 짓고 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이번 연재를 끝으로 지역전설소개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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