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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시론] 이명남 당진시승격추진위원회 상임위원장 - 하나밖에 없는 지구,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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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7일 오전 7시30분경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과 삼성중공업 크레인 바지선이 충돌해 원유 1만 2547㎘가 바다에 유출되어 12월 9일 경에 기름유출이 멈췄다. 사고일로부터 3일간이나 바다에 기름이 쏟아졌다.
 정부는 사고발생 접수 즉시 피해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소형 유조선을 사고유조선에 보내 기름을 빼냈어야 했으나 악천후, 폭발위험 등의 이유를 들어 구출작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1995년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기록됐던 씨프린스호 사고의 두 배가 넘는 기름이 유출돼 양식 어장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고 바다를 오염시키는 등 심대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10일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사고가 일어난 충남 태안군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로 결정했다. 기름유출로 인해 태안 해안국립공원을 넘어 동북아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천수만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바다를 기반으로 살아가던 어민들이 삶의 기반을 잃은 것은 물론이며 또한 수많은 생명들이 죽어갈 것이다. 이번 기름유출사고의 경우 사전예방시스템도 부실했지만 관계당국의 사후방제시스템은 더욱 부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1만톤 이상의 기름을 제거하기에는 방제선의 규모가 턱없이 작을 뿐만 아니라 흡착포, 오일펜스 등의 방제장비 역시 부족하다고 한다.
 기름유출사고의 근본원인은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돈을 최우선시하는 의식’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왜 국내 굴지의 정유회사들은 아직도 이중선체가 아닌 단일선체 유조선을 쓰고 있는 걸까? 왜 정부는 2500억원이면 동·서·남해 각각 1만톤의 기름유출을 대비할 수 있다고 한 에너지 경제연구원의 연구 보고서를 묵살했을까? 태안 기름유출사건은 돈이 최우선이 되어버린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며 함께 살아가는 이웃과 생명에 대한 민감함을 잃어버린 사건이다. 또한 서해안의 검은 기름띠와 수많은 생명의 죽음은 돈이 최우선인 천민자본주의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사상최악의 오염사고로 서해안 청정지역이 이미 기름으로 크게 오염되고 있으며 특히 이로 인해 어장과 양식장 등이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서해처럼 갯벌이 발달한 해안은 오염에 민감한 어린 생물들이 대거서식하고 있어 그 피해가 더 심각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기름오염사고가 언제 또 닥칠지 모르는 만큼 당국은 이번 기회에 범국가적인 차원의 재난방지시스템을 다시 한 번 철저히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환경은 우리가 마구잡이로 아무렇게나 함부로 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잘 지키고 보살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은 우리만 쓰고 버릴 것이 아니다. 우리의 뒤를 이어서 살게 될 이 땅의 오고 가는 모든 사람들이 쓰고 또 써야할 환경이다. 우리에게는 하나밖에 없다. 환경이 더럽혀지거나 파괴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온다. 벌써부터 충남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은 값이 떨어졌고 어떤 사람들은 아예 받지도 않는다고 한다. 몇 년이 지나야 제대로 자리 잡을지 모른다. 어떤 이는 10년이 걸린다고 하고 어떤 이는 30년이 걸린다고 한다.
 기름 유출사고지역인 태안반도 일대에는 쏟아진 기름띠에 맞서 20일 동안 51만여 명의 자원봉사단이 인간 띠를 형성하여 기름제거에 나서고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현장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헌옷과 수건, 사용한 현수막 등을 사고지역으로 보내는 등 각계각처에서 기름제거를 위하여 역량을 집결하고 있다. 또한 세계각처에서도 다각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의 손길을 보내고 있는 것은 기름유출사고가 우리만의 피해를 떠나 온 세상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사건이었다. 자원봉사자는 우리나라의 희망이었다. 뭉쳐지는 힘, 어려움을 당하는 이웃에 대한 민족애적 사랑은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우리는 인류의 생존이 달려있는 중대한 문제임을 직시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부처는 분골쇄신하여 대안과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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