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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시론] 모두가 불편함 없는 당진을 위해

정주석 신성대학 복지행정과 교수 / 당진사랑네트워크 상임대표 당진시대l승인2008.02.25 00:00l(6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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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엔 네 살짜리 꼬마가 있다. 가끔 유모차에 태워 읍내를 다니는데 집에서 시장에라도 갈 것 같으면 만만찮은 장애물들을 만나게 된다.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어도 자전거와 차량들이 막고 있어 계단으로 유모차를 안고 다녀야 하며 횡단보도를 통행하기 위해 인도에서 도로로 내려가는 경우에도 턱이 있는 관계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유모차를 끌고서 버스를 타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만약 유모차가 아니라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지체장애인이었다면 이동에 얼마나 어려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점심시간에 7~8명의 사람들과 한 음식점에서 장애인 이동권 확보와 인식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먼저 당진읍사무소에서 출발해 구 터미널을 거쳐 계성초등학교까지 이동하면서 가두캠페인을 실시하자는 안이 나왔다. 순간 캠페인을 누가 할 것인가가 궁금해졌다. 장애인들이 캠페인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당진읍사무소에서 지체장애인,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지적장애인들이 계성초등학교까지 이동을 한다고 생각하니 머릿속이 멍해졌다. 좁은 인도,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어 있지 않은 도로, 곳곳에 불법으로 주·정차되어 있는 차량,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신호체계 등을 생각하니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의 일정부분을 막고 교통을 방해하면서까지 가두캠페인을 할 것인가를 물어보았더니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좁은 도로사정 때문에 교통소통이 어려운 현실에서 교통통제를 하면서까지 가두캠페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았다. 그것도 장애인들을 힘들게 하면서까지...
 그래서 반론을 폈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장애인 이동권이 침해받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인가? 장애인 스스로와 비장애인들의 장애에 관한 인식은 무엇이 문제인가?” 등을 생각해 보자고 했다. 이동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입장에서 무엇이 불편한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으며 인식개선을 위해서는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 각자가 살고 있는 집이나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서 본인이 지체장애인이 되어 휠체어를 타고 다니게 된다면 지금과 같이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을까? 시각장애인이 되어 아래층이나 위층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면 불편함은 없겠는가? 그렇다. 우리들의 생활공간과 자주 방문하게 되는 곳부터 장애인 이동권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다면 군청과 읍·면사무소를 비롯한 관공서는 시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들이 이동하는 데는 불편함이 없는가? 청각장애인들이 의사소통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가? 물론 곳곳에 장애물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 불편함을 공무원들은 알고 있을까? 비장애인들은 알고 있을까? 그들로 하여금 장애인들이 이동하는데 불편함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함으로써 장애인 이동권을 확보하거나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장애인이 관공서 내에서 이동하면서 불편한 점들을 점검해 보고 직원들이 직접 장애체험을 해 본다면 이동권 확보를 위한 해결 방안들이 나오지 않을까?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도 이루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프로그램을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물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실천이다. 군수님을 만나고 경찰서장님을 만나서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하고 군청, 경찰서에서부터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점검해 보고 장애체험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장애인의 이동권 확보가 얼마나 절실한지를 깨달을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물론 불편함을 인식하지 못해서 시설을 갖추지 않았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예산확보의 문제, 우선순위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최소한 장애인들이 이동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정치인들과 다가오는 4월에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분들도 장애인의 이동권 확보에 관심을 갖기 바란다.
 다시 한 번 비장애인도 장애인이 될 수 있으며 장애인의 이동권 확보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기 바라면서, 모두가 불편함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동참할 것을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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