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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교사일기 142]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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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숭례문 방화로 국민의 상실감과 그에 따른 책임 공방 및 문화재보호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 불을 붙였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도 이제는 너무 식상하다. 인간의 부주의로 인한 서해안 기름유출사건이 발생한지 겨우 두 달 보름정도 밖에 지나지 않아 토지보상에 불만을 품은 한 노인에 의해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 위치하면서 600여년간 한민족의 삶과 애환을 지켜왔던 국보 1호가 일순간 화마에 그렇게 무참히 무너져 내렸다는 사실에 심한 허탈감을 느낀다. 단 몇 명의 책임 있는 경비원들이라도 순찰을 제대로 돌았어도, 아니면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와 같은 화재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준비만 갖추었어도, 그것도 아니라면 소방서가 출동했을 당시 제대로 진압만 되었어도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하지는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도는 것은 왜일까?
 지난 일에 대한 가정이 어리석은 일인 줄 알지만 숭례문이 갖고 있던 상징성이 너무도 크고 우리민족의 자존심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하나로 뭉쳐 국난을 잘 극복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책임의식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긴 역사를 되짚지는 않더라도 10여년 전의 IMF사태 때의 금 모으기 운동과 기름유출사건에 대한 태안방제 봉사활동, 숭례문 방화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애도와 복원을 위한 따뜻한 마음들이 그것이다. 또한 책임의식의 결여는 태안사건에서와 같이 이번 숭례문방화사건에서도 잘 드러난다. 숭례문을 개방한 서울시와 위탁관리하고 있는 중 구청 어느 누구로부터도 화재 발생 직후 ‘제 잘못입니다’라는 반성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이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확고한 의식부족의 소치 일 뿐 아니라 공직자로서 당연한 책임의식의 결여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는 문화재의 화재에 대비해 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여 화재경보장치와 스프링클러는 물론 외부 진화용 물 대포까지 비치하고 또 문화재가 속한 지역주민들은 의용소방대를 편성해 유사시에 대비한 훈련까지 하고 있다하니 가히 문화재 보호에 관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과연 우리는 어떠한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더 이상 회자되지 않도록 국민 모두 맡은 일에 정성을 기울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본지 편집위원 / 송악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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