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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교사일기 148]
오늘의 고통이 내일의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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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기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해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고3이 되면 대학진학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학생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욱 열심이다. 교사로서 그러한 모습을 보는 것은 대단한 기대를 갖게 할 뿐 아니라 그동안 느껴왔던 학생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게 한다. 학생들과의 개별상담을 통해 달라진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었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커다란 수확이다. 이러한 구체적인 생각이 학업뿐 아니라 생활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음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당장 학습의 효과로 나타나지 않는데 대해 학생들은 조바심을 내는 것 같다. 그 이유는 공부다운 공부를 하지 못했던 학생들에게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학습 중에 생겨나는 의심이다. 큰 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겐 공통된 문제인데 “내가 읽고 있는 이 책에서 과연 문제가 출제될까? 그렇다면 내가 헛수고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방해를 놓는다. 이런 생각은 시험 준비에 대한 부족에서 생기는 불안감이다. 결국 이런 불안감을 떨쳐낼 수 있는 방법은 바쁘게 공부하는 것 뿐이다.
 80년대쯤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중 한 고 3남학생이 찾아와서는 책을 봐도 집중이 되지 않아 몇 대 맞으면 정신을 차리고 공부에 전념할 것 같다며 매 맞기를 자청해 왔는데 지금도 수업분위기가 나태해지면 이용하는 일화다.
 학생들은 스스로의 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스스로를 채찍질 할 수 있는 매를 가진 학생은 타인의 지도가 필요없는 참된 성인과 마찬가지다. 자신에게 관대하게 되면 나태함에 빠질 수 있다. 심신이 피곤한 수험생들에게는 달콤한 유혹이 너무도 많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자신을 매질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이렇듯 자신을 가혹하게 하는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지고 썩어지는 고통 없이는 많은 열매를 기대할 수 없음이다. 비록 오늘이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내일의 좋은 결과를 희망하며 꾸준히 노력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대견한 마음으로 그러나 마음 한구석엔 측은함이 드는 것은 내가 겪어보았던 어려웠었던 고 3시절이 기억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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