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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9 21: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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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지역 명물을 찾아서 ① 고대면‘당진포진성’ ] 당진을 지켜온 당진포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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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문호 족에서 바라본 당진포 진성

편집자주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문화유산과 문화유적, 그리고 후손에 전해주어야 할 가치를 가진 무형문화재가 많이 있다.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명물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없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같은 문제의식 아래 본지는 지난해 7회에 걸쳐 연재했으며 올해에도 지역의 숨어있는 명물과 문화유산을 보도해 넓게는 당진의 관광산업 발전을, 단기적으로는 지역의 문화유산 보존을 도모하고자 한다.

당진포진성에 올라 당시 진성 앞까지 차올랐을 바다를 상상해 본다. 맑은 날에는 대호만 밖의 난지도까지 내다 볼 수 있고 나루 앞에 수척의 배들이 정박해 있었다 한다. 지금은 무성하게 자란 풀과 빼곡히 들어찬 나무들로 걸어 올라가기 조차 힘들만큼 유실됐지만 정상에 오르면 훤히 내다보이는 해창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주민의 말에 의하면 밤에 진성에 오르면 먼 당진읍의 화려한 불빛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왜구의 침입 막던 해안 방어기지
고대면 당진포리에 위치한 당진포진성은 조선 초기 중종 9년(1514년)에 해안 방어를 위해 축조된 것으로 전해 내려오는 성곽이다. 지금은 간척사업으로 넓은 들로 변했지만 바닷물이 지금의 진성 앞까지 닿았던 당시에는 해발 60m인 망재산에서 멀리 대호만 밖의 난지도까지 내다 볼 수 있어 교역의 관문을 지키는 진성의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려말부터 왜구가 해안가에 빈번하게 출몰하자 당진포에 수군만호를 설치했다고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해창의 산자락에 축조된 진성은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조선시대 수군만호(해군기지)가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사학자들은 진성이 위치한 곳이 북쪽으로는 깎아지는 듯한 절벽으로 돼 있으며 배가 닿는 포구는 남쪽으로 대호만 쪽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어 풍랑을 피하고 동시에 왜구에게 노출되지 않는 곳으로 천혜의 요새로 보고 있다.
잔존하는 성석으로 볼 때 당초에 사용된 돌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석을 가공하지 않고 쌓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명무실한 충남도문화재 지정
해상교통이 중심이 되었던 예전에는 해협이 교차하고 나루의 역할이 컸던 촌락의 지명에 ‘진(津)’자가 붙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따라서 ‘진’자가 붙은 곳은 예로부터 상업의 중심지 역할을 하여 번성한 곳이라 할 수 있다. 문헌을 살펴보면 신라시대 이전 백제시대부터 당진지역은 이미 당나라를 오가는 큰 나루 역할을 하고 있었음이 표기돼 있다.
하지만 현재 당진포진성의 옛 명성은 세월에 묻혀 그 흔적을 찾기가 힘들다. 성곽을 이루었던 성석들은 거의 유실되었고 기와 조각들이 돌멩이처럼 발에 치인다. 게다가 성벽의 일부는 도로개설로 파괴된 상태.
주민과 지역 향토사가들은 당진포리를 당진이라는 지명이 유래된 곳이라 보고 지역의 뿌리를 찾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수년간 당진포진성의 보존 필요성을 제기해 오고 있다.
(사)내포문화연구원 홍석표 원장은 “당진포진성은 당나라와 왕래했던 나루로 문헌에 전해지고 있다”며 “당진의 지명이 유래된 곳”이라고 말했다.
15여년 전부터 당진포진성의 복원사업을 주장해 온 허석 당진포2리장은 “당진이라는 지명이 유래된 곳이자 지역의 뿌리인 당진포진성이 이처럼 무방비하게 방치돼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사유지로 되어 있어 무덤이 들어서는 등 점점 묻혀지고 있다”며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999년 12월29일 당진포진성이 충남도 문화재자료 제365호로 지정됐으며 당진군에서 정비기본계획을 세우고 복원을 계획했지만 시행되지 않고 있다. 
군청 문화관광과 문화재팀 남광현 담당자는 “예산문제로 복원이 지연되고 있으며 올해 성터매입을 위해 2억원의 예산이 확보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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