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당진시대시론] 국민과 민족의 범위 - 이민선 새마을지회 사무국장

당진시대l승인2008.04.28 00:00l(708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우리에게 외국인은 국민성의 변화만큼이나 빠르게 이미지가 바뀌어 왔다. 일정통치를 기점으로 들어온 일본인은 지배세력으로 기피대상이었고 중국인은 주로 장사꾼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생김새가 엇비슷한 황색동양인이기 때문에 외모에 대한 호기심은 그저 그랬다.
하지만 6.25전쟁과 함께 이 땅에 본격적으로 서양인들이 드나들면서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일본 중국인들과는 사뭇 달랐다. 특히 우리 지역엔 1960년도를 전후해서 몇 개의 미군부대가 주둔하는 관계로 비교적 서양인들을 접하는 기회가 많았다. 어른들이야 그냥 힐끔거리고 쳐다보는 정도였지만 철없는 아이들은 지나가는 미군이나 그들이 타고가는 차량을 쫓아가며 소리지르고 맥없이 귀여운 욕설을 해대는 모습이 낯설지 않았었다.
그 뒤 70년대를 지나 80년대후반 서울올림픽 개최할 때쯤에는 부쩍 서양 민간인의 왕래가 늘어났고 90년대엔 동남아인과 중국동포들이 산업구조가 바뀌어 힘든 일을 기피하는 한국사회의 틈새를 채우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우리들에겐 단일민족이란 말을 주변의 눈치를 봐가며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중국동포를 비롯하여 동남아인, 심지어는 아랍, 구소련의 여러나라, 서양인들까지 우리 형제자녀들과 국제결혼으로 가정을 꾸리는 일이 많아져 그야말로 다민족 다문화의 사회로 급속히 진행되는 변화가 전개된 것이다.
실제로 어느 읍면에서는 지난 3년간 태어난 아기중 85%가 국제혼인으로 태어났다고 집계되었다. 물론 우리 농촌의 혼인적령기 남녀비율이 너무 비정상적이어서 특수한 예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같은 민족이란 말의 의미를 다시 정립해야하는 시점에 있다. 앞으로 10년 20년후에는 어떻게 변할까. 정확한 예측이야 어렵겠지만 미국이나 프랑스 정도는 아니더라도 현재의 추세라면 외국출신 국민이 지금의 3% 수준에서 아마도 10% 수준은 웃돌게 될 것이라 본다.
이쯤되면 우리 모두는 기존의 사고와 관례들을 바꾸고 개혁해야 된다. 그래야 우리들의 삶이 평화롭고 자유로울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성인이 되어 우리나라에 왔다면 떠나온 그 자체만으로도 변화에 긴장되고 매사에 설움이 될 수 있다. 입장을 바꾸어 나 자신이 홀로 이국땅에 가서 적응한다고 생각해보면 문제는 간단하다. 우선 함께사는 당사자는 항상 보듬어주고 위로하고 가르쳐줘야 한다. 또한 주변사람 역시 진정한 내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회의 제도와 기반도 그들을 배려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다민족 다문화의 조화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아서 불행한 나라, 불안한 사회가 이 지구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이 존재한다. 서로가 껴안지 않으려는 배타적인 정서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과거 서양에서 우리 한국을 「은자의 나라」「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나라가 평화롭고 정말로 조용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생각하기엔 어딘가 좀 어색하다. 어쩌면 좁은 나라안에서 지역 따지고 계파 나눠서 요리조리 패갈라 놓고 서로 질시하는 우리 민족의 속 좁은 시각을 그들은 그렇게 표현한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이 그랬으니까 그렇게 생각되는 것이다. 이제 남북한이 만나더라도 같은 민족끼리라는 말을 삼가야 되는 세상이 왔다. 누구든지 함께살면 내 이웃이고 같은 국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똑같이 일을 했는데도 우리보다 사정이 어려운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하나로 급료를 적게 준다거나 차별대우를 하는 일이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모두가 제지하고 나서야 한다. 그들은 우리 경제를 돕는 사람들이고 여기와서 아들딸을 낳으면 똑같이 소중한 우리 국민이다.
서해바다처럼 넓은 가슴으로 임진강 한강에서 흐르는 물, 금강 삽교천에서 흐르는 물을 모두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그때 우리는 바다같은 국민이 될 수 있다. 대국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당진시대  webmaster@djtimes.co.kr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진시대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31778 충남 당진시 남부로 278 명성빌딩 1동 5층  |  개인정보 관리 책임자 : 김예나 기자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예나 기자
사업자 등록번호 : 311-81-07426  |  제보 및 각종문의 : 041-355-5440  |  팩스 : 041-355-2842
Copyright © 2021 당진시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