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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지역 명물을 찾아서 ④ 합덕읍 성동리 ‘성동산성’] - 한적한 산책로가 된 견훤의 군사주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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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문화유산과 문화유적, 그리고 후손에 전해주어야 할 가치를 가진 무형문화재가 많이 있다.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명물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없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같은 문제의식 아래 본지는 지난해 7회에 걸쳐 연재했으며 올해에도 지역의 숨어있는 명물과 문화유산을 보도해 넓게는 당진의 관광산업 발전을, 단기적으로는 지역의 문화유산 보존을 도모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합덕읍 성동리는 한적한 마을 분위기가 평화롭기까지 한 곳이다. 밭에 풀을 매는 아낙과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아이, 길가에 핀 산딸기꽃이 정겹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 10여분을 따라 올라가면 관음사 뒤편으로 작은 산책로가 나온다. 이곳이 성동산성 동벽 초입이다.

오솔길 따라 자연 속으로
산성을 가로지르는 오솔길을 따라 걷는다. ‘쏴아-’ 봄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상쾌하다. 키 큰 소나무와 봄꽃들이 한데 어우러진 한적한 산책길은 관리가 잘 되지 않아 곳곳에 훼손된 흔적이 눈에 띄지만 인위적인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그대로의  모습이다.  
오솔길을 따라 10여분 걸으면 산성 내부에 있는 작은 암자 용연암이 나온다. 범상치 않은 자태로 오가는 이를 내려다보고 있는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는 용연암은 창건 시기가 언제인지 알 수 없는 작은 암자다. 암자 뒤편 정상에 오르면 못자리가 한창인 합덕평야가 한눈에 들어와 가슴이 확 트인다. 야트막한 산성에 올라 잠시 머리를 비우고 자연에 몸을 맡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성동산성은 의미있는 곳이다.

후백제 견훤군의 주둔지
지금은 사람의 발길조차 드문 오솔길이지만 옛날 이곳은 군사 주둔지였다고 한다. 성동산성은 후백제 견훤과 왕건이 대치했던 곳으로 견훤군의 주둔지였다고 알려져 있다. 
전설에 의하면 후백제 견훤과 고려의 왕건이 합덕지역을 경계로 대치하고 있었다. 견훤은 군량조달이 용이한 합덕 평야에 주둔하면서 성동리 산성을 축조했고 성내 주둔하고 있는 군마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 산성 아래 합덕방죽과 쌉싸리 방죽을 축조했다는 게 그 설이다. 한편 견훤이 성동산성에서 쏜 화살이 삽교천 너머 왕건이 주둔하고 있던 예산 신암면 용사까지 날아갔다는 전설도 있어 이 지역이 후백제에서 고려로 넘어갈 당시 접전지였음을 암시하고 있다. 또 합덕읍 신리에 ‘군량이’라는 지역이 있는 것도, 군사들에게 군량미를 조달하기 위한 큰 평야가 있는 이 지역에 견훤의 부대가 주둔했을 것이라는 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성동리 성재산 정상에 위치한 성동산성은 흙으로 이뤄진 토성이며 마름모 형태를 띠고 있다. 향토사학자들은 산성의 낮은 지형으로 봐서 교통의 요지나 군사적 요충지로 보기 어렵지만 주변의 지형적 조건을 고려할 때 행정중심지 내지는 일시적인 군사주둔지의 기능에 더 부합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성의 정확한 축조시점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지표상에 확인되는 기와편, 토기편 등을 통해 볼 때 통일신라 하대로 보고 있다. 
성동산성은 지난 2005년 정비기본계획을 통해 2006년부터 5년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정비가 진행 중인 상태다. 정비계획에는 토성, 서문지, 건물지, 우물지, 용연암 복원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산책로로 이용할 수 있도록 주차장이나 탐방로 등도 조성할 계획이다. 군은 정비를 통해 성동산성을 지역주민이 즐겨 찾을 수 있는 사적공원으로 활용하는 한편 합덕제, 솔뫼성지, 합덕성당 등과 함께 관광코스로 개발해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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