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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 교사일기 153]
자신을 낮추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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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는 자,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자, 사회적 신분이 높은 자, 머리가 뛰어나 교사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는 학생들, 이런 비범한 자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공통점은 자긍심이다.
자긍심 그 자체는 비난받을 일이 없으나 겸손함이 부족하게 되면 거만하다거나 교만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남들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거나 학업에 있어서도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며칠 전 모 일간지에 실린 “나의 대학 합격수기”를 읽고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올해 서울대에 합격한 모 양은 중 3때 최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했으나 우쭐한 마음에 대안학교에 지원하게 된다. 그곳에 가서 수업을 빼먹고 지각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자포자기의 생활로 빠져들게 되었다. 1학기가 지나도록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이 학생은 외국어고 편입시험에 합격하게 된다.
외고에 입학한 뒤에도 성적은 중하위권에 속했고 이에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됐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속마음을 진실되게 보여주고 상대방의 참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한 교만한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새롭게 출발하기로 결심한다. 2학년에 올라가서 영어학원을 그만두고 학교 수업시간만큼은 누구보다 집중했으며 “별 내용이 없다”고 덮어두었던 교과서를 다시 꺼내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고 한다. 학교수업에 집중하고 자신을 낮추면서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는 이 학생의 고백을 통해서 깊은 공감과 함께 내적 성숙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19세 소녀의 고백이 모든 비범한 학생들뿐만 아니라 마음을 다해 노력하지 않고 있는 학생들 모두에게 귀한 지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또한 이 학생은 실수로 틀린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한 원인분석과 해당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공부한 것과 무작정 외우는 것에 많은 차이점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반복해서 보고 깊게 생각하면서 공부하면 정말 큰 효과가 있음을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학생의 표현 중 “자신을 낮추니, 성적이 향상되었다” 하는 구절이 마음에 가장 와 닿았다. 학생뿐 아니라 가르치는 교사 역시 발전의 큰 원동력은 늘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생각은 자신을 게을리 하지 않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채찍이 될 수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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