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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08.06.02 00:00
  • 호수 713

[우리고장의 전설을 찾아서 ⑦ 정미면 대운산리 ‘칼바위산’]- 칼바위산의 두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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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리에는 칼바위산말고도 명산이 많아요.
칼바위산은 물론 건너편 이배산으로도 사람들이 소풍을 많이 다녔죠.
이제는 예전처럼 산을 찾는 사람들이 없어 안타깝네요.”

편집자 주
 오래 전부터 각 마을마다 구전으로 내려오는 전설들이 있다. 우물에 얽힌 이야기, 오래된 나무나 바위에 얽힌 사연들, 이런 이야기들은 우리 현대인들에게 그리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전설이나 설화를 담고 있는 향토문화자원들이 개발의 와중에서 사라지거나 잊혀져가고 있다. 본지는 지난해 8회에 걸친 ‘우리 지역의 전설’ 1차 연재에 이어 제2차 기획취재를 통해 지역의 전설을 찾아  향토문화의 보존을 도모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아홉 개의 산으로 둘러싸인 구룡리와 이웃마을인 용두리 두 마을 사이에 관한 전설이 내려져오는 산이 있다. 바로 칼바위산이 그것이다. 칼바위산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데에는 많은 속설이 있지만 산에 바위가 많고 그 모양이 칼날이 뉘어져 있는 형세라는 것이 큰 힘을 얻고 있다. 또한 서로 사이가 좋지 않던 두 마을의 싸움을 중재하기 위해 하늘에서 칼을 내렸고 그 칼이 땅에 떨어져 지금의 산이 되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하늘의 칼이 땅에서 산이 되다
 칼바위산에 얽힌 전설은 1993년 당진문화원에서 발간한 『당나루의 맥락』에도 소개되어 있다. 이 책 73쪽을 보면 고대면에 두 마을과 산이 있었는데 용두리에는 용머리를 닮은 산이, 구촌리에는 거북이를 닮은 산이 있었다고 한다. 사이가 안 좋던 두 마을은 만나면 싸우기 일쑤였는데 어느 날 용두리의 젊은이와 구촌리의 처녀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 몰래 밀회를 즐기던 두 사람은 처녀 아버지에게 만나는 것을 들키게 되었고 이것이 발단이 되어 두 마을 사이는 더욱더 악화되어 갔다. 마을 간의 분쟁이 심해지자 산을 지키던 용과 거북이도 서로 으르렁거리는 일이 잦아졌고 급기야 싸움을 하게 됐다.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용과 거북이의 싸움이 격해질 때쯤 갑자기 하늘에서 천지가 째지는 듯한 벼락소리가 나더니 한 자루의 칼이 날아와 용과 거북이의 머리를 내리쳤는데 이때 하늘에서 날아온 칼이 땅에 떨어져 지금의 칼바위산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이에 대해 고대면 용두리 김동찬 이장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줬다. 칼바위산을 중심으로 마을의 신과 같은 용이 사는 용두리와 소가 사는 우두리가 있었는데 용과 소는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칼날 같은 칼바위산이 있어 섣불리 싸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못살던 시절, 칼바위산으로 소풍을
 칼바위산은 현재 구룡검문소에서 당진 방향으로 가는 길 좌측 편에 여전히 칼날 같은 산세를 자랑하며 자리하고 있다. 구룡검문소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주민은 과거 못살던 시절 칼바위산으로 소풍을 자주 갔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칼바위산으로 소풍을 많이 갔어요. 먹고 사는 게 힘든 어려운 시절이라 김밥싸고 달걀 삶아서 자주 갔었죠.”
 그는 칼바위산이 말 그대로 바위산이라서 산에 올라가면 앉을 데도 마땅히 없었다고 전했다.
 “산에 올라갈 때면 칼날 쪽 완만한 곳을 통해 갔는데 그걸 보고 칼날타고 올라간다는 말이 있었죠. 이제는 누가 걸어가나요. 모두 차타고 다니지. 그래서 요즘엔 칼바위산을 찾는 사람들이 드물어요.”
 60년 가까이 구룡리에서 살고 있는 이긍수(75, 전 당진농협 조합장, 사진)씨는 산에 바위가 많아 칼바위산을 채석장으로 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당진의 명산 중 하나라 당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칼바위산을 사이에 두고 정미면 대운산리와 당진읍 사기소리로 구역이 나눠지는데 한때 거지들이 산에 올랐다가 실족해서 죽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때마다 두 지역이 서로 사건을 맡지 않으려고 했었다는 일화에 대해서도 얘기해줬다. 
 “구룡리에는 칼바위산말고도 명산이 많아요. 구룡리가 아홉 마리의 용 머리가 산을 이루고 있는 지형이라 칼바위산은 물론 건너편 이배산으로도 사람들이 소풍을 많이 다녔죠. 이제는 예전처럼 산을 찾는 사람들이 없어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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