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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갤러리 | 백준기 작가의 ‘빛-조합’] 시대성과 정체성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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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근. 시멘트 사이에 박혀 삐죽삐죽 솟아 있는 철근은 어쩐지 무섭기까지 하다. 그런 철근이 백준기(32)씨의 손을 거치면 한없이 따뜻한 태양이 되고 빛이 된다.
‘빛-조합’은 그가 당진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으로 철근을 잘게 잘라 용접하고 연마해 ‘빛’을 상징화한 작품이다.
“작은 철근들을 조합해 하나의 형태를 만들었어요. 세상이 작은 것들이 모여 하나의 큰 형태를 만들 듯이요. 그리고 빛의 의미 중 하나는 철근을 조합할 때 발생하는 용접 불이고 또 다른 하나는 빛으로 상징되는 신을 의미해요.”
얼마 전 지인의 권유로 당진에 내려와 활동하게 된 백씨는 대학시절부터 줄곧 철근을 이용한 작업을 해왔다.  
“학생 때는 돈이 많지 않잖아요. 처음에는 재료비를 아끼려고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뭔가 고민하다 철근을 발견했죠. 고물상이나 인근 공사장에 가면 못쓰게 된 철근을 싸게 구입할 수 있었거든요.”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공사장과 고물상을 돌아다니며 만난 인연들이 그는 참 소중하다고 했다. 삶의 현장에서 만난 인생 선배들에게 배우고 느낀 게 많았다고.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산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며 “내 안의 생각들을 작품을 통해 표현하는 과정이 참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백씨는 요즘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라는 시대에서 종교나 민족 등 인간의 정체성을 찾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즉 시대성과 정체성의 조화를 작품에 담으려고 노력한다.
아직 배울 것이 많다는 백씨에게 젊은 작가의 패기가 느껴졌다.
그는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하며 “삶은 결국 알아가는 과정”이라며 “죽을 때까지 모른다고 해도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 여기는 값진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백준기 작가
대구 가톨릭대 조소과 졸업
한·일 입체 조형교류전
대구 중진작가 초대전
전국 조각가협회전
현 당진미협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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