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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08.06.16 00:00
  • 호수 715

6·10 당진촛불문화제에 5백명 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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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광장서 공연축제와 생활정치의 신나는 ‘이중주’,쇠고기 재협상, 나아가 교육ㆍ민영화ㆍ대운하정책도 성토

▲ 6·10 당진촛불문화제가 열린 당진신터미널광장. 사물놀이 공연을 참가자들이 즐기고 있다.

1987년 6월10일,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는 국민에 맞서서 간선제를 통해 정권을 연장하려던 전두환 정부는 ‘호헌철폐’와 ‘독재타도’를 외치는 국민대항쟁에 부딪혔다. 서울대생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으로 촉발된 이 항쟁은 6월9일 연세대생 이한열군이 교문앞에서 민주화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쏜 직격최루탄에 맞아 의식을 잃으면서 6·10 대항쟁으로 번졌다.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골자로 한 노태우 대통령후보의 6ㆍ29선언은 6ㆍ10국민항쟁에 대한 항복선언이었다.

그로부터 만 21년째가 되는 2008년 6월10일. 독선적 실용주의 노선을 고집해온 이명박 정부를 향한 국민의 분노가 전국곳곳에 있는 50만 국민으로 하여금 촛불을 들게 했다. 이날 서울을 비롯한 전국 120여 도시를 촛불이 뒤덮었다. 전국에서 40만(주최측 추산 50만)명의 인파가 이 대열에 함께했다.

그러나 ‘불통’으로 상징되는 정부는 이날 아침 세종로 네거리에 설치된 광우병대책회의 연단 너머에 컨테이너박스 10여개를 설치, 시민들의 행진을 가로막았다. 시민들은 완고한 이명박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이 컨테이너 박스에 “경축! 서울의 랜드마크 명박산성”이라고 적힌 펼침막을 붙인 채 행사를 계속했다.

이날 저녁 8시. 일찌감치 7시부터 군청앞을 돌기 시작해 시가행진을 마친 대열이 도착했다. 이어 주민들이 속속 당도하면서 당진군민의 민주놀이터 신터미널 광장은 웅성거렸다. 지난 6ㆍ3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인원보다 배가 많은 5백명의 주민이 광장을 덮었다.

참가자 가운데는 가족단위 일반주민들 외에도 예비군복 차림의 주민과 교복을 입은 학생들, 정복 차림의 성직자들도 있었다. 갓난아기를 포대기로 업거나 안고있는 새내기 주부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군의원 가운데 최수재, 한창준, 최윤경, 이재광, 이은호, 이철수, 안석동, 최기환 의원 등도 참석했다. 김홍장 도의원도 눈에 띄었고 군청 초정연 축산과장과 총무과장, 재무과장을 비롯한 공무원도 다수 눈에 띄었다.

문화제는 광우병당진대책회의의 진행으로 이루어졌다. 경과보고, 공동대표의 인사등을 거치며 구호가 터져나왔다. “국민이 싫다잖아 닥치고 재협상” “미친소 미친정부 국민이 미치겠다.” 조ㆍ중ㆍ동 거대언론 3사에 대한 야유성 구호도 이어졌다.

우리 농축산물을 스스로 지키자는 당부도 나왔다. 마이크를 잡은 축산단체협의회 차선수 회장은 “그동안 단체회장들의 삭발과 상경투쟁 등에도 불구하고 정운천 장관이 미국산 쇠고기수입 위생조건을 그대로 고시발표한 이후 온국민이 과학자가 되었다”며 “우리는 쇠고기를 수입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20개월 미만, 광우병위험물질이 제거된 안전한 수입을 원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차 회장은 “지산지소(地産地消)의 원칙을 지킴으로써 자기지역의 농축산물을 지키고 있는 일본을 배우자”며 “당진먹거리를 많이 먹어달라”고 참가자들에게 당부했다.

차 회장에 따르면 이날 촛불문화제를 위해 축협임원들은 촛불값 금일봉을 내놓았고 정육점 모임에서도 앞으로 원산지표시를 철저히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금일봉을 전달했다. 밤이 깊어 9시를 넘길 즈음에는 농업경영인회가 떡을 돌렸고 어느새 자발적으로 성금도 내는 분위기였다.

다시 구호가 터졌다. “불안해서 못살겠다. 미친소를 몰아내자” “부자는 정규직 서민은 비정규직 못살겠다 갈아엎자” 쇠고기수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명박 정부의 정책전반을 성토하는 분위기였다.

민주노총에서 광장 사방에 내건 예쁜 현수막들도 이명박정부의 정책 전반에 걸친 우려와 반대를 담고 있었다. “민주노총은 한국판 식코, 의료보험 사유화에 반대합니다” “민주노총은 물, 전기, 가스의 사유화를 반대합니다” “민주노총은 MB의 엉터리 교육정책에 반대합니다”

도무지 소통되지 않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성토와 함께 대운하건설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당진횐경운동연합 김병빈 사무국장은 마이크를 잡고 서울시민 촛불문화제 행진을 막기 위해 광화문 13차로에 컨테이너박스 12개를 설치한 이명박 대통령과 어청수 경찰청장을 성토했다. 그는 또 “환경단체가 왜 정부와 싸워야 하는지 오늘 분명히 알겠다”며 “정부의 대운하정책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밤9시를 넘기면서 본격적인 문화축제의 장이 열렸다. 7080그룹 느티나무의 멤버 송명원씨가 ‘촛불잔치’를 부르고 성악가 김태선씨의 시원시원한 노래소리가 광장에 울려퍼질 때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여성사물놀이패 ‘난리굿’의 장단에 맞춰 어린 꼬마들이 노래를 부를 때에도 역시 환호가 터져나왔다. ‘아기염소’라는 동요에 시사적인 노랫말을 붙인 기발한 곡이었다.

~ 미국에서 수입되는 소가 광우병에 걸렸답니다 / 30개월넘은 소 위험물질 다 넣고 한국으로 들어온대요 / 광우병이 내몸으로 들어오는 날에는 아무 대책이 없대요 / 병원가도 안돼 약먹어도 안돼 고칠 수 없어요 / 우리모두 마음합친다면 미친소 막아낼거야 / 우리모두 화이팅 힘을 모아 화이팅 신나는 우리먹거리~.

사물놀이의 신명나는 무대도 이어졌다. 뒤이어 우아하면서도 힘찬 한국무용으로 한복자락이 너풀거릴 때 참가자들은 모두 숨을 죽이기도 했다. 이날도 헌법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가 사람들의 손에 들린 촛불과 함께 여유있게 흔들렸다. 그러나 ‘대한민국아 대한민국아 사랑하는 너를 위하여~’가 울려퍼질 때에는 숙연함과 가슴에 치미는 슬픔으로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도 있었다.

한편 40일째 타오른 한국의 ‘촛불’은 미국의 소비자들을 움직이게 하고있다. 미국의 소비자단체, 농무담당관, 언론 등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불신하는 한국소비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광우병 전수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국민은 오는 20일까지 정부가 국민을 위해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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