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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08.06.16 00:00
  • 호수 715

[우리고장의 전설을 찾아서 ⑨면천면 ‘아미산과 몽산’ ]“용과 지네에 관한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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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자 주

오래 전부터 각 마을마다 구전으로 내려오는 전설들이 있다. 우물에 얽힌 이야기, 오래된 나무나 바위에 얽힌 사연들, 이런 이야기들은 우리 현대인들에게 그리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전설이나 설화를 담고 있는 향토문화자원들이 개발의 와중에서 사라지거나 잊혀져가고 있다. 본지는 지난해 8회에 걸친 ‘우리 지역의 전설’ 1차 연재에 이어 제2차 기획취재를 통해 지역의 전설을 찾아 향토문화의 보존을 도모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당진을 대표하는 명산 중 하나인 아미산(蛾嵋山)과 마주하고 있는 산이 있다. 바로 298m의 몽산(夢山)이 그것이다. 아미산과 몽산은 서로 인접해 있는 관계로 예로부터 많은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는데 그중 아미산 용과 몽산 지네에 대한 전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전설은 몽산의 산봉우리가 뭉툭하게 된 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몽산의 산봉우리는 원래 뾰족했으며 꽃이 피지 않았다고 한다.

 

 

 

몽산 지네가 죽고

산봉우리가 떨어져나가

면천에서 몽산으로 가는 입구에서 만난 한국민속예술당진군지부 예술협회 민속놀이분과 김성억(69) 위원장은 몽산에 얽힌 전설에 대해 얘기해줬다. 옛날 옛적에 아미산에는 용이 살고 몽산에는 지네가 살았는데 지네는 황량한 몽산과 달리 꽃이 만발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아미산을 시기해 마을주민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접한 아미산 용은 마을주민들과 함께 지네를 퇴치하기 위해 묘안을 짜냈는데 몽산 쪽으로 지네가 싫어하는 두꺼비 진액과 약쑥을 태워 날리기로 한 것이다. 이들의 계획은 적중했다. 두꺼비 진액과 약쑥 향에 고통스러워하던 지네는 결국 괴성을 내며 죽었고 지네가 죽자 몽산 산봉우리가 뚝 떨어져 나가 지금처럼 뭉툭하게 됐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몽산에 관해 자료를 모으고 있는 중이라고 전하며 과거 몽산에서는 당제가 있었는데 이것에 대한 자료를 찾기 위해 고서가 많은 성균관대학교를 찾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비가 오지 않고 흉년이 들면 몽산에서 당제를 지냈다는 얘기가 있어서 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어요. 이곳저곳 고서가 있는 곳에 가서 자료를 찾아봤는데 아직 정확한 연도를 찾진 못했어요. 과거 면천이 현이었을 당시 성곽이 있었고 몽산에도 그러한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어딘가에는 기록이 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젠 면천의 관문과 같은 명산으로

  또한 김 위원장은 자료를 찾던 중 몽산에서 억울한 원혼을 달래기 위한 제사가 펼쳐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백제 말년으로 추정되는 시점에 여단제라는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 규모에 대해서 알려진 바는 없지만 과거 몽산에 절이 있었고 또 성황당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충분히 제사가 지내졌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몽산 아래 성상리에서 살고 있는 김희진(84) 할머니는 젊은 시절 몽산으로 고사리를 캐러 자주 갔었다고 말했다.

“고사리를 캐러 몽산 꼭대기에도 가고 그랬지. 들짐승도 많았는데 그때는 겁도 없이 혼자 다니고 그랬어. 이젠 나이 먹어서 산에 오르는 건 힘들지. 난 안 가본지 꽤 됐는데 며느리가 산에 갔다 와서는 몽산에 장승도 세워졌고 길도 좋아졌다고 하더라고.”

김 할머니는 한때 몽산에 들짐승이 많이 살았는데 요즘에도 고라니가 논과 밭에 출몰해 농사를 망치고 있다고 푸념했다.

면천에서 만난 한 주민 역시 “몽산 아래에서 고라니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몽산은 면천 사람들과 인근 합덕 지역 사람들이 많이 찾는 등산지라며 이쪽 사람들은 아미산을 가기 위해 몽산을 거쳐가야 할 만큼 지역의 관문과 같은 명산”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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