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18 13:58 (목)

본문영역

[월요일에 만난 사람] 전호숙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협의회 충남회장, 용연유치원장 - “동극(童劇)으로 만나는 세상, 명품수업 들어보셨나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품환경·명품수업의 전당, 용연유치원

“즐거운 아이·자긍심 높은 선생님은 명품환경에서 태어나죠”

“동극을 통해 조망능력,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 길러요”

 용연유치원 전호숙 원장은 ‘동극’하는 원장님이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토끼가 되기도 하고 거북이가 되기도 한다. “아기토끼야. 너희 아빤 어딨니?” 토끼분장을 한 원장님이 무리 속에 있던 한 아이에게 달려가 묻는 순간 그 아이는 어느새 아기토끼가 되고 만다. 동극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가 어색하지 않게 원장님은 너스레와 유머로 자연스레 아이를 토끼의 세상으로 이끈다. 거기에 동화되는 순간 아이는 곧 다른 친구에게 다가가 “아빠토끼요? 바로 여기 있어요”하며 아빠토끼를 만들어낸다.

아이들은 자신이 언제 무엇이 될지 모르는 호기심과 설레임 속에서 동극이 진행되는 내내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굴리며 동화속 세상에 흠뻑 젖어든다. 토끼가 되어보기도 하고 거북이가 되어보기도 하고, 아빠가 되어보기도 하고 엄마나 아기가 되어보기도 하면서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입장에 놓일 수 있다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된다. 이것은 아이들의 자기중심적 사고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재정립하게하는, 매우 중요한 교육이다.

 “발달단계적 관점에서 보면 유치원 아이들은 전조작기 단계에 있어요. 그리고 현재 전조작기 단계에 있는 우리 아이들이 조망하고 수용하는 능력을 가진 조작기로 넘어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서적 안정과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이죠. 또한 유치원 아이들이 전인적, 통합적인 면에서 골고루 발달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한데, 저는 그걸 동시에 끌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동극(童劇)이라고 생각했어요.” 

“동극은 우리 아이들의 창의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어요. 아이들의 정서와 감성지수도 높여줘요. 그래서 우리 유치원의 2008년 교육목표 가운데 하나가 동극활동을 통한 창의력 향상이에요.”  이를 위해 전 원장이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아이들과 선생님 130명 앞에서 동극시연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동극이 입체적이고 활동적이며 순발력과 창의력을 아이들에게 길러줄 수 있는 훌륭한 교육방안임을 알면서도 그것으로 수업을 훌륭하게 이끌고 그만한 교육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동극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실행능력이 필요했다. 시연을 통해 ‘아~바로 저것이구나’라는 자심감을 아이들과 선생님들께 심어준 뒤 주1회 동극 활동을 위한 연간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동극에 대한 교사대상의 연수를 실시했다. 교사연수의 선생님은 원장님이었다.

동극은 이제 용연유치원의 브랜드가 됐다. 매월 조회시간에 교직원과 아이들이 하나가 되어 동극활동을 실시하고 각반에서도 주1회 정도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식지도서에 조차도 14편의 동극이 있을 뿐이어서 직접 동화를 활용해 만들기도 했다. 격주로 운영되는 가족의 날에는 가족이 참여하는 동극공연을 운영하기도 한다.

‘동극’은 전 원장의 석사학위 논문주제이기도 했다. 올 3월 부임한 전 원장은 학구파에다 열정파로 통하는 사람이다.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데 이어 방송대 가정학과를 졸업했고 유아교육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공주대 특수대학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도 받았다. 그리고 지금 유아교육 박사과정을 수료한 상태다. 전 원장은 그만큼 유치원 교원의 전문화와 사회적 신뢰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지금은 한국국립유치원 교원협의회 충남회장직도 맡고있다.   사실 용연유치원에서 동극이 가능했던 것은 전 원장의 의지가 있어서기도 했지만 강당이 생겼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이들이 수업에 흥미와 즐거움을 느끼고 선생님이 수업과 원생활에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데에는 무엇보다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인적 환경은 이미 충분했고 물리적 환경을 일부 개선한다면 용연이야말로 정말 명품유치원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죠. 알다시피 폐교한 학교를 리모델링한 유치원이라 좋은 점도 많지만 일부 시설은 유치원 아이들에게는 너무 크고 무겁고 산뜻하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급식실 시설을 아이들에게 맞추어 주었고 화장실 변기를 아이들 크기에 맞추어 주었어요. 도서실 시설을 일부 변경했더니 훌륭한 무대가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재밌는 동극활동도 할 수 있게 된 거죠.”   행복한 유치원 만들기는 행복한 교실 만들기로 이어졌다. ‘명품행복교실’상을 만들어 명품교실로 선정된 담임교사에게 명품교사 상장을 주어 사기를 높였다. 지난 4월 행복용연 제1호 명품상 시상식이 열렸다.

 용연유치원의 또 하나의 브랜드는 ‘효’ 프로그램이다.   “생일날이 되면 아이들은 무조건 받기만 하는데 저희는 부모님께 감사편지를 쓰도록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날 집에 돌아가서 한가지씩이라도 부모님을 위해 뭔가를 실천하도록 하고 있죠. 그 사항을 파악해서 매월 마지막날에 ‘효행상’을 시상하고 있어요.”  그리고 용연유치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흔치않은 일이 또하나 있다. 교직원부모님께 생신선물을 전달하는 것이 그것이다. 미리 전직원 부모님의 생신날짜를 파악해뒀다가 날짜에 맞춰 선물을 전달하는 것도 꼼꼼한 전 원장의 몫이다.

이미 용연유치원의 연례행사가 된 마을 효도잔치가 지난 6월 18일에도 열렸다. 이날 잔치에서도 어김없이 용연의 동극과 ‘효’정신이 등장해 빛을 발했다. 아이들은 동극으로 동네어른들을 즐겁게 해드리고 선생님들은 일일이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섬겼다. 어르신들께 흥겨운 사물가락을 들려드리기도 했다. 그리고 큰 절 올리는 시간. 원장선생님이 먼저 어르신들께 큰절을 올렸다. 아이들도 이어서 다같이 큰절을 올렸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 늘 이 말을 되새기는 전 원장. 명품환경을 통해 교사의 사기와 자긍심을 높이고, 그들의 명품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인성과 배움의 즐거움을 높인다는 생각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