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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161]
마음이 담긴 눈과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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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오랜만에 서점에 들려 최인호의 ‘산중일기’를 읽게 되었다.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는 작가가 산행을 하던 중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된 30여명의 등반대의 이야기였다.

- 그중 5명 가량은 봉사자들로 보였는데 눈 덮인 계곡이나 산정 아래 펼쳐지는 서울의 원경도 볼 수 없는데 하는 생각과 함께 LA에 살고 있는 한 가이드의 경험담이 떠올랐다.
그 가이드가 새로운 단체여행객을 안내하기위해 공항으로 나갔다가 깜짝 놀란 것이 그들 모두가 시각 장애우들 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가이드에게 그 여행객의 수장인 듯 한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자신들을 장님으로 생각하지 말고 보통 사람 대하듯 해달라고 당부하더라는 것이다.
그 이야기에 그 가이드는 버스에 타자마자 여행객들에게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평소처럼 안내할까 망설이다, 에라 모르겠다, 벌떡 일어나 방송을 시작했는데 그들은 가이드의 안내대로 차창의 오른쪽 왼쪽을 보고 고개를 끄떡이고 자기들끼리 손가락질 하면서 차창 밖을 보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일주일의 여행을 끝내고 헤어질 무렵 장님 여행객들 모두가 다가와서 그 가이드와 악수를 나누면서 ‘선생님 덕분에 정말 좋은 관광을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들은 장애를 갖고 있지만 마음의 문은 열려 있구나하는 생각과 눈과 귀를 가지고 있으되 바라볼 것을 바라보지 못하고, 들어야 할 것을 듣지 못 할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또한 우리 아이들이 이 혼탁한 세상에서 자신에게 유익한 것들만 보고 들으며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가득한 눈과 귀를 갖춘 존재들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본지 편집위원, 송악고 교사
skyhoch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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