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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4 23:4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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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162]
자녀와 대화하는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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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편집위원, 송악고 교사

방학 며칠 후 학부모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농사일 때문에 담임과 상담을 하고 싶어도 학교를 찾을 수 없었다는 말씀을 듣고 OO가 농사일 돕는다고 두 번 조퇴한 적이 있었고 또 한번은 너무 피곤해서 지각 한 번 한 적이 있었다고 했더니 두 번이 맞노라고 확인을 해주셨다. 그러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학생의 누나가 지방 4년제 대학에 다니고 있는데 함께 다닐 수 있도록 4년제에 갈 수 없느냐는 내용이었다. 그 말씀을 듣고 학생과 상담했었던 내용을 말씀드렸다. 공부에는 취미가 없으나 기계를 만지고 조작하는 것에 대한 흥미 때문에 자동차계열로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는 내용을. 하지만 어머니는 학생이 그런 이야기를 집에서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불평섞인 말씀을 하셨다. 나는 집에 농기계를 가지고 계신지와 학생이 트랙터 및 여러 장비들에 대한 운전을 해보았는지 또는 정비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지 궁금해 물었더니 전혀 그러는 모습을 못 보았다고 하신다. 그래서 “혹시 아버님이 학생에게 무섭게 하시나보죠?”라고 했더니 웃으시면서 그렇다는 답했다. 그래서 학생에게 한번 농기계를 운전하고 싶지 않니? 하면서 접근을 해보라고 권했고 어머니는 그렇게 해보겠다고 했다.
학생과 부모 간에 대화는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나 평생의 진로를 결정할 중요한 고3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나는 평소 아들과 목욕탕에 가서 대화를 즐겨 해왔다. 아들이 군복무나 대학생활로 인해 떨어져 있기 까지는 적어도 한달에 한번 이상은 그런 시간을 가졌다.
평소 자상하지 못한 성격 때문에 자식과도 진로 및 학교생활에 대해 대화가 부족했던 터에 목욕탕 속에서 주고받는 대화와 서로의 등을 밀어주는 동작들로부터 느껴지는 감정은 무언가 각별함이 있다.
자식의 성적문제와 성격문제 등으로 고민하는 가정들이 있다면 이번 여름방학기간동안을 이용하여 평소에 부족했던 대화와 만남의 시간을 많이 가져 문제를 해결하는 유익한 시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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