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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갤러리 | 이정용 씨의 ‘쉼(休)’ “세월을 찍는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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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용 씨
당진 정미면 봉생리 출생
당진사진동우회 회원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현대공사 대표

 저 배도 언젠가는 거친 파도를 온 몸으로 부수며 주인과 함께 신명나는 뱃놀이를 했을 테지. 만선의 꿈을 싣고 바다에 나가고 뭍으로 돌아오길 얼마나 반복했을까. 해변에 버려진 배 사진 한 장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세월이 가고 늙는다는 것. 녹슬어 버리고 해진 갑판 너머로 어부의 고단했던 뱃일이 어렴풋이 스친다.
 “주인을 잃고 버려져 홀로 바다를 보고 앉아 있는 배를 보는 순간 셔터를 눌렀죠. 세월은 어쩔 수 없는 거예요. 시간이 가면 모든 게 늙기 마련이죠. 오랜 세월 바다에서 힘들게 일했을 테니 이제 그만 쉬어야겠다고 배가 말하는 것 같지 않아요?”
 ‘쉼’은 89년 왜목마을에서 찍은 사진이다. 지금은 어선들이 많이 줄어 항구에 버려진 배를 보기 힘들어 졌지만 그때만 해도 바다 위에 떠있는 배도, 해안에 버려진 낡은 배도 참 많았다고. 처음 사진을 찍기 시작했던 해에 찍은 사진이라 이씨에게 ‘쉼’은 남다른 애정이 가는 사진이다.
 이 씨가 카메라를 손에 든 지도 벌써 스무 해가 가까워 온다. 취미 삼아 시작한 사진은 이제 그의 인생에서 떼어 놓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친근한 벗이 되었다. 집 거실 한 편에 모아 놓은 희귀한 카메라들, 수북이 쌓인 필름과 사진들에서 그의 지난 추억과 애정이 묻어 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남은 인생은 사진과 함께 살 겁니다. 시간이 흘러 변하고 사라져가는 주변 풍경을 포착해서 영원히 기록할 수 있다는 게 사진의 가장 큰 매력이죠. 왜 사진을 찍으러 다녔냐고요? 병이죠, 병. 현장을 내 것으로 만드는 그 찰나의 순간, 그리고 영원한 기록에 대한 욕망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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