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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8 10:4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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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 최고의 명필, 추사를 키워낸 고택

▲ 추사 고택의 사랑채를 둘러보고 있는 관광객.

편집자 주

 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충청도에서는 내포가 가장 좋다고 했다. 그는 공주에서 서북쪽으로 200여리쯤에 가야산이 있고 서쪽은 큰바다가, 북쪽은 경기도 바닷가 고을과 큰못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동쪽은 큰 들판이고 남쪽은 오서산에 가려져 있는데 가야산에서부터 이어져 온 맥으로 가야산의 앞뒤에 있는 고을을 내포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내포문화권이라고 지칭되는 이 지역은 대체로 비슷한 형태의 문화와 생활형태를 보여 왔고 충남도에서는 내포문화권 개발계획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본지는 당진군과 인근 시·군(예산, 홍성, 서산, 태안)의 명소를 찾아 소개하고 보도함으로써 내포문화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주 5일제를 맞은 지역주민들의 여가생활에도 도움을 주고자 한다.

※본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에는 추사 김정희가 살던 고택이 야트막한 산자락에 둘러싸여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다.
칠십 평생 열개의 벼루에 구멍을 내 갈아 없애고 1천여 자루의 붓이 닳아 몽당붓을 만들었다던 조선조 최고의 명필가 추사 김정희(1786~1856). 그는 금석학의 대가이자 조선후기 실학파의 거두였다. 그의 친필 당호가 걸린 고택은 오랜 시간 내리쬐는 햇볕, 비, 바람과 함께 세월을 보냈을 텐데도 명필을 키워낸 고택이어서 일까, 말끔한 모습은 추사의 고품 그대로를 닮은 모습이었다.

추사 김정희의 친필이 곳곳에
추사고택은 증조부인 월성위 김한신이 원래 서울 적성동에 위치했던 집이 크다 해 뜯어다가 현재의 위치에 새로 건립한 전형적인 양반 주택이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ㄱ자형의 사랑채가 보인다. 사랑채 댓돌 앞에 석년이라고 새겨진 석주는 그림자를 이용해 시간을 측정하는 해시계로 김정희가 직접 제작했다고 한다. 사랑채 마루에 앉아 마당을 쓸고 불어오는 솔바람을 맞으며 방문 위에 걸린 추사의 친필 당호를 가만히 올려본다. 죽로지실(竹爐之室), ‘차를 끓이는 죽로가 있는 방’.
일화에 의하면 영의정 체제공이 김노경집 대문에 써 붙인 입춘첩을 보고 누구의 글씨냐고 물었다. 당시 일곱 살인 추사 김정희가 썼다고 하자, “서도에 정진하면 천하명필이 되겠으나 운명이 순탄치 않을 테니 서예 공부를 시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추사는 그 후 독창적인 추사체를 개발해 서예의 대가로 성공했으나 관운은 순탄치 못해 제주도와 함경도 등에서 십여년의 유배 생활을 했다.
사랑채를 왼쪽으로 돌아나오면 ㅁ자형의 안채가 이어진다. 그리고 안채 뒤쪽 사당에는 김정희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산책로를 따라 열녀문, 백송을 만나러
추사고택을 빠져나와 잘 정돈된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찾아온 관광객들이 저마다 나무그늘을 하나씩 차지하고 앉아 한적한 고택의 풍경을 즐기고 있다. 추사고택은 추사 김정희에 대한 역사적 문화재로서의 가치 뿐만 아니라 잘 꾸며진 정원을 거닐며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으로도 제격이다. 도지정문화재자료인 추사의 묘를 시작으로 추사고택을 지나면 나무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쉬었다 갈 수 있는 작은 공원이 나온다. 조금 더 걸으면 시원한 잔디 밭 위로 김정희 일가의 묘가 자리하고 있고 그 옆으로 추사의 증조할머니였던 화순옹주의 열녀정문이 남아 있다.  
영조의 둘째 딸 화순옹주가 남편 김한신이 38살의 젊은 나이에 별세하자 식음을 전폐하고 남편을 뒤 따라갔다 해서 세운 열녀비이지만 지금은 대문만 남고 그 안에 정각은 없어져 버렸다. 열녀비터 바로 위에는 그녀의 남편 김한신이 잠들어 있다. 한편 영조가 딸이 식음을 전폐하는 것을 말렸으나 끝내 말을 듣지 않고 죽어버리자 열녀비를 내리지 않았으나 이후 정조가 열녀비를 내렸다고 전해진다.
화순옹주의 홍문 옆에는 백송을 기념하기 위한 백송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추사고택에서 화암사 방향으로 가다보면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하얀 소나무(백송) 한그루가 심어져 있다. 백송은 김정희가 중국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올 때 종자를 가지고 와서 고조부 김홍경의 묘소 앞에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람안내
·어른(개인 500원/ 단체 300원)
·군인, 학생(개인 300원/ 단체 200원)
·어린이(개인 200원/ 단체 100원)
·주차료 무료

●가는 길
·기차 : 용산역 - 신례원역 (05:30~20:45,
         16회/일, 2시간 소요)
·버스 : 예산종합터미널에서 추사고택가는 시내버스 이용
         (예림, 조림행 - 7:50~21:05, 12회/일, 35분 소요)
·자가용 : 서울 → 경부고속도로
           → 천안IC → 국도21호선
           → 예산(신례원)
           → 국도 21, 32분기점
           → 국도 32호선
           → 군도 5호선 → 군도 7호선

●인근관광지
·수덕사/충의사/가야산/남연군묘,
덕산온천&스파캐슬/남은들상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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