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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165]
굽은 소나무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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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유난히 무덥고 습해서 아열대의 더위를 연상케 할 정도였는데 그나마 베이징 올림픽의 메달소식 덕분에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첫날 유도에서 최민호 선수가 연속 한판으로 금메달을 딴 순간과 시상대위에서도 연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눈시울이 붉혔다. 만년 동메달 선수라는 오명을 견디며 와신상담했던 그동안의 고통스런 과정에 대한 감격의 눈물일 것이다.
또한 역도에서는 인상종목에서 한국 신기록이라는 좋은 기록으로 강력한 금 메달후보였던 이배영선수가 용상종목 1차 시기에서 왼쪽 다리에 쥐가 나는 부상에도 3차시기까지 출전해 결국 끝까지 바벨을 놓지 않고 엎드려 있는 모습은 온 국민은 물론 중국의 관중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주었다. 본인 또한 금메달은 놓쳤지만 더욱 갚진 것을 얻었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자유형 4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 전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어렸을 적 천식을 고치기 위해 시작한 수영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최우수선수는 아마도 미국의 펠프스가 아닐까 한다. 어렸을 적 정서장애를 겪었던 아들을 치료하고자 물속에 던져 세계 수영사상 유례없는 8관왕으로 만든 그의 어머니가 없었다면 오늘의 그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이와 같이 메달 뒤에 숨어있는 인생사를 보면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장애나 역경을 딛고 혹독한 훈련을 감내하며 얻어낸 값진 승리는 우리로 하여금 어떤 삶을 살아가야할 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 같다. 경제가 어려워 살아가기가 어렵고 건강이 좋지 않아 좌절하고 절망할 때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싶은 순간에도 굽은 소나무가 더욱 값지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만 있다면 인생에 밝은 날은 꼭 돌아올 것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메달을 원하지만 이배영 선수처럼 자기가 하는 일에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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