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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09.01 00:00
  • 호수 725

[기획 | 인근지역가볼만한 곳 8 ] 서산 마애삼존불 - 시시각각 달라지는 신비한 미소 ‘마애삼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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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들이 서산 마애삼존불을 감상하고 있다.

⇒ 편집자 주

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충청도에서는 내포가 가장 좋다고 했다. 그는 공주에서 서북쪽으로 200여리쯤에 가야산이 있고 서쪽은 큰바다가, 북쪽은 경기도 바닷가 고을과 큰 못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동쪽은 큰 들판이고 남쪽은 오서산에 가려져 있는데 가야산에서부터 이어져 온 맥으로 가야산의 앞뒤에 있는 고을을 내포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내포문화권이라고 지칭되는 이 지역은 대체로 비슷한 형태의 문화와 생활형태를 보여 왔고 충남도에서는 내포문화권 개발계획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본지는 당진군과 인근 시·군(예산, 홍성, 서산, 태안)의 명소를 찾아 소개하고 보도함으로써 내포문화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주 5일제를 맞은 지역주민들의 여가생활에도 도움을 주고자 한다.
※본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들은 때때로 ‘과잉보호’에 시달리곤 한다. 문화재 보호와 보존 그리고 훼손을 방지하고자 주변을 막거나 손이 닿을 수 없게 시설물들로 통제하고 있는데 이러한 보호가 오히려 관람을 저해해 원성을 사는 경우가 있다.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에 위치한 마애삼존불이 바로 이러한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 1965년 마애삼존불에는 풍화방지를 위해 보호각이 설치됐다. 문화유산을 보호하자는 취지였지만 이때부터 자연채광에 의해 연출되었던 ‘백제의 미소’는 보호각의 그늘아래서 서서히 그 웃음을 잃어갔다.

 42년 만에 되찾은 ‘백제의 미소’

깊은 산 속에 묻혀있던 서산 마애삼존불이 발견된 것은 50년대 후반경으로 6세기말에서 7세기 초의 유물로 추정되고 있다. 마애불이 입체감을 드러내는 양각인데다 자연의 풍화작용으로 인한 훼손을 막기 위해 문화재청은 1965년 마애삼존불에 보호각을 설치했다. 그러나 보호각의 설치로 햇빛이 차단되자 백제의 미소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보호각이 삼존불의 통풍과 채광을 막아 내부에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폈었다고도 한다. 이에 2005년 11월에 서산시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보호각 벽면을 철거하기로 결정, 2006년 3월 벽면을 뜯어냈고 지난해 12월28일을 기해 보호각 전체가 완전 철거되면서 백제의 미소를 다시 찾게 되었다. 무려 42년 만의 일이었다.
당진에서 차를 타고 40분 정도를 달려 용현계곡에 도착해 가파른 산길을 약 5분 정도 오르니 전과 달리 시원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마애삼존불을 볼 수 있었다.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경으로 해가 조금씩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교과서나 사진을 통해 본 자비로운 마애삼존불의 미소를 보기는 어려웠다. 암벽에 가까이 다가가서야 비로소 옅은 웃음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오전에 봤다면 그 미소가 더 뚜렷하게 관찰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보는 시간, 방향에 따라 다른 신비한 미소

서산 마애삼존불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마애불 중 가장 뛰어난 백제 후기의 작품으로 그 가치를 높이 인정받고 있다. 마애삼존불은 중앙에 본존인 석가여래입상, 좌측에 제화갈라보살입상, 우측에 미륵반가사유상이 조각되어 있다. 부드러운 곡선이 특징인 삼존불은 조각 솜씨가 뛰어나기도 하지만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웃는 모습이 시시각각 달라진다는 점에서 당시 백제인들의 슬기에 대해 탄복하게 된다. 게다가 마애삼존불이 동남쪽을 바라보고 있어 해가 비추면 더욱 신비로운 미소를 접할 수 있다.
서산시 문화관광해설사 조성옥 씨는 마애삼존불의 미소는 아침과 점심 즈음, 또 오후에 모두 다른 느낌을 준다고 설명한 뒤 보는 위치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백제시대에는 암벽 아래에서 위로 쳐다볼 수 있게 만들어졌을 것이라며 마애삼존불을 보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 안내하기도 했다. 마애삼존불을 보고 나서 계곡을 더 올라가니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316호로 지정된 보원사지가 나왔다. 아직 한창 발굴작업 중이라 허허벌판에 가까웠지만 102,886㎡의 발굴 예정지를 둘러보니 상당한 규모의 사찰이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한편 계곡을 오르는 동안 때늦은 피서를 즐기는 휴양객들을 여럿 볼 수 있었는데 근처에 국립용현휴양림이 위치해 있어 피서나 휴양지로도 안성맞춤이었다.

 

[인터뷰] 서산시문화관광해설사 ‘조성옥’씨
“마애삼존불의 미소는 그때 그때 달라요”

“아침볕을 받은 마애삼존불의 미소는 젊은이의 그것과 닮아있고 점심때에는 중후한 미소를, 노을질 무렵에는 노란 빛이 감돌면서 달관한 할아버지의 인자한 미소를 떠올리게 합니다.”
10년 넘게 문화 관련한 일을 해오고 있는 조성옥 씨는 몇 년 전부터 서산시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하게 되면서 마애삼존불은 물론 주변의 문화유적지에서 문화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백제의 미소를 가장 잘 볼 수 있는지 물어 오세요. 하지만 그때 그때 모두 다른 인상을 주기 때문에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또 비 오거나 흐린 날에도 삼존불의 미소는 그 느낌이 다르답니다.

 

[인터뷰] 서울 성동구 ‘조용주’씨
“보호각이 없어져서 좋습니다”

마애삼존불을 보기 위해 몇 차례 이곳을 방문했었다는 조용주 씨는 보호각이 없어진 것이 다행이라며 반가움을 표했다.
“몇 년 전 개심사와 인근 지역을 둘러볼 겸해서 내려왔다가 마애삼존불을 보러왔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보호각이 빛을 가리고 있어서 백제의 미소를 제대로 볼 수 없었어요. 이제는 빛에 따라 변하는 미소를 볼 수 있어 너무 좋네요.”
그는 마애삼존불의 미소를 볼 때마다 신비하고 오묘한 느낌을 전달받는다며 도톰한 입가에 살며시 번진 미소가 한없이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시간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 모두 다른 느낌을 주고 있어서 마애삼존불을 찾을 때마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조금씩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 보면 볼수록 신기합니다.

 

●관람안내:

·관람시간: 09:00~18:00
·관람료: 무료
·관람문의: 관리사무소  041-660-2538

 

●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 : 서산IC→32번 국도→운산→고풍리→서산마애삼존불상
·경부고속도로 : 천안 IC→아산→예산→45번 국도→덕산→618 지방도→고풍리→서산마애삼존불

 

●인근관광지:

·보원사지/ 국립용현자연휴양림
고풍저수지/ 문수사
명종대왕태실비/ 개심사/ 일락사
황락계곡/ 해미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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